심장내과에서 이상 없다고 했는데 가슴이 두근거린다,
신경과에서도 뚜렷한 원인을 못 찾았는데 두통이 반복된다.
이런 두 가지 증상을 동시에 가진 고등학생 아이를 보면,
많은 부모님이 “혹시 각각 다른 병인 걸까?” 하고 걱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두 증상을 처음부터 별개로 보지 않습니다.
가슴 두근거림과 두통은 같은 출발점에서 갈라지는 두 갈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증상이 함께 온다면, 그 공통 출발점이 어디인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교감신경이 과항진될 때 몸에서 벌어지는 일
자율신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활동과 긴장을 담당하는 교감신경,
그리고 회복과 이완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입니다.
이 둘이 균형을 이루면 심장, 혈관, 내장 기관들이
상황에 맞게 반응하고 다시 안정을 찾습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수면 부족, 시험 압박, 긴 좌식 시간, 불규칙한 식사.
이런 요소들이 쌓이면 교감신경이 위협 상황이 아닌데도 계속 켜진 상태, 즉 과항진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교감신경이 과항진되면 뇌에서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물질이 분비됩니다.
이 물질들은 심장에 직접 작용해 박동수를 빠르게 만들고,
수축력을 높입니다.
이것이 두근거림입니다.
심장 자체에 구조적 문제가 없어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두통과 두근거림은 왜 같은 순간에 오는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장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혈관에도 동시에 신호가 전달됩니다.
교감신경은 말초 혈관을 수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머리와 두피 주변의 혈관은 이 수축 반응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일시적으로 수축했다가 다시 확장되는 과정에서
혈관 주변의 통증 수용기가 자극됩니다.
이것이 박동감 있는 두통, 즉 지끈거리는 두통으로 이어지는 경로입니다.
즉, 두근거림과 두통은 각각 심장과 뇌의 문제가 아니라
교감신경 과항진이라는 하나의 상태가 심혈관계와 두피 혈관에 동시에 영향을 미쳐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같은 시간대에 두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릴 때 머리도 아픈 것,
머리가 아플 때 가슴도 불편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두 증상이 반복될수록 그 자체가 또 다른 긴장 자극이 됩니다.
“또 두근거리면 어떡하지”, “두통이 오면 수업을 못 들을 텐데.”
이 불안이 교감신경을 다시 자극하는 회로를 만듭니다.
그래서 증상이 가라앉아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회로가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증상을 따로 보면 출발점을 놓치게 됩니다
심장을 검사하고, 머리를 검사하고, 각각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가 틀린 것이 아닙니다. 구조적 이상이 없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기능의 문제는 구조 검사로 잡히지 않습니다.
자율신경의 불균형은 MRI나 심전도에 찍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몸의 반응은 분명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두 증상을 별개로 접근하면,
각각의 증상을 억제하는 방향으로만 흐르기 쉽습니다.
두근거림을 가라앉히는 약, 두통을 줄이는 약.
그런데 출발점인 교감신경 과항진 상태가 그대로라면,
억제된 증상은 다른 방식으로 다시 올라오게 됩니다.
두 증상이 동시에 반복된다는 것은, 그 공통 경로를 보라는 신호입니다.
고등학생 시기의 자율신경 불균형은
성인에서와 달리 생활 환경의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신체가 아직 조절 시스템을 완성해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이 시기는 구조가 굳어지기 전입니다.
같은 경로에서 출발한 두 증상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순간, 접근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방향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등학생이 가슴 두근거림과 두통을 동시에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교감신경이 과항진된 상태에서 심장 박동수와 두피 혈관이 동시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심장과 머리의 문제가 각각 생긴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자율신경 불균형 상태가 두 방향으로 나타나는 구조입니다.
Q. 심장 검사와 뇌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왜 증상은 계속되나요?
A. 구조적 이상은 없어도 기능적 불균형은 검사에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자율신경의 과항진 상태는 MRI나 심전도로 포착되지 않지만, 실제 신체 반응은 지속적으로 일어납니다.
Q. 두근거림과 두통이 반복될수록 더 심해지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있나요?
A. 증상 자체가 또 다른 불안 자극이 되어 교감신경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회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이 회로가 유지되면 증상이 가라앉아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느낌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