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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인데 두통이 매일이에요, 학업·수면·자세 체크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매일 달고 사는 중학생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 가면 “이상 없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게 되죠.

이상이 없다는 건, 뇌 구조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지
두통의 원인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청소년기 두통은 대부분 여러 요소가 겹쳐서 나타납니다.
한 가지만 잡아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매일 반복되면서 점점 강도가 세지는 패턴을 보이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들이 중학생의 두통을 만들어내는 걸까요.
자세, 수면, 긴장 — 이 세 가지가 어떻게 얽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목과 머리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스마트폰을 볼 때 목이 앞으로 쭉 빠집니다.
이 자세에서 머리 무게는 정상의 서너 배 이상으로
목 근육과 관절에 전달됩니다.

성인도 힘든 자세인데, 근골격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중학생에게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목 뒤쪽 근육이 만성적으로 긴장하면,
뒤통수 아래쪽 신경을 압박하게 됩니다.

이 신경이 눌리면 뒤통수에서 시작한 통증이
머리 꼭대기, 눈 뒤쪽까지 퍼져 올라오는
두통으로 이어집니다.

이걸 긴장형 두통이라고 부르는데,
중학생에서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문제는 이 자세가 공부할 때도, 쉴 때도,
잠들기 전에도 계속된다는 점입니다.
근육이 이완될 시간 자체가 없는 겁니다.

학교 책상에서의 자세도 빠트릴 수 없습니다.
턱을 괴고, 한쪽으로 기울고, 다리를 꼬는 자세가
하루 여섯 시간 이상 반복되면
목뿐 아니라 어깨와 등 근막 전체가 틀어집니다.

근막은 연결된 구조물이라 한 부분이 긴장하면
전체가 당겨지고, 그 끝이 머리로 올라옵니다.

잠을 못 자는 것과 두통은 어떻게 이어지나

수면이 부족하면 두통이 생긴다는 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중학생의 수면 문제는 단순히 “늦게 자는 것”이 아닙니다.

청소년기에는 생체 시계 자체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른보다 자연스럽게 늦게 졸리고, 늦게 일어나고 싶어 하는 거죠.
그런데 등교 시간은 이 리듬을 전혀 반영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수면 리듬과 사회적 시간표 사이에
만성적인 어긋남이 생깁니다.

이 어긋남이 쌓이면 수면의 양뿐 아니라 질도 떨어집니다.
깊은 수면 단계에서 뇌는 낮 동안 쌓인 노폐물을 씻어냅니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뇌 안에 염증성 물질이 축적되고,
이것이 두통의 역치를 낮춥니다.

즉, 평소라면 두통으로 이어지지 않을 자극도
쉽게 두통으로 발화되는 상태가 됩니다.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경우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간 차이가 크면
월요일 아침에 두통이 심해지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이는 사회적 시차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스마트폰 화면의 청색 빛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합니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은 단순히 잠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수면의 질 자체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자세 문제와 수면 문제가 같은 도구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중학생 두통의 핵심적인 특징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두통, 하나씩 보면 놓치는 것

자세만 보면, 목 근육 문제로 정리됩니다.
수면만 보면, 피로 문제로 정리됩니다.
그런데 이 둘이 함께 작동할 때 두통은 훨씬 끈질겨집니다.

긴장된 근육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질 낮은 수면은 통증 감수성을 높여
같은 근육 긴장에도 더 강한 두통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에 학업 스트레스가 더해집니다.
시험 기간, 성적 압박, 교우 관계의 긴장은
머리 주변 근육을 더 조이게 만들고
수면을 더 얕게 만듭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높아진 상태에서는
통증 조절 신경계의 기능도 달라집니다.
뇌가 통증 신호를 억제하는 힘이 약해지는 거죠.
그래서 두통이 오면 유독 심하게 느껴지고,
약을 먹어도 금방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통제를 자주 먹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한 달에 열흘 이상 진통제를 복용하면
약물 과용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약이 두통을 유발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라
중학생에게도 예외가 없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두통이라면,
자세와 수면과 긴장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들여다봐야 합니다.

하나를 고쳐도 나머지가 그대로라면
두통은 계속 제자리를 맴돕니다.
어느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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