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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증이 프로프라놀롤 먹어도 잘 안 잡히는데 왜 그런 건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떨림이 있어서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별로 달라지는 게 없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프로프라놀롤, 즉 베타차단제는 수전증에 가장 먼저 처방되는 약입니다.
그런데 임상 통계를 보면 이 약이 “잘 듣는다”는 반응은 전체의 절반 남짓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절반은 약을 써도 떨림이 의미 있게 줄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약이 나쁜 게 아닙니다.
문제는 수전증이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좀 더 정확하게 봐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베타차단제가 작동하는 방식, 그리고 한계

프로프라놀롤은 심장과 근육의 베타 수용체를 차단합니다.
아드레날린이 근육을 과도하게 자극해서 생기는 떨림,
즉 교감신경 항진으로 인한 말초 떨림에는 효과가 있습니다.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손이 떨리는 경우라면
이 기전이 맞아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발표 전 긴장성 떨림, 상황적 수전증에는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수전증이 항상 교감신경 항진 때문에 생기는 건 아닙니다.

본태성 떨림이라고 불리는 경우,
뇌 안쪽의 진동 회로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가 핵심입니다.
뇌줄기와 소뇌 사이의 리듬 조절 회로,
그 안에서 4~12Hz 범위의 진동이 억제되지 못하고 근육으로 흘러나옵니다.

이건 말초 수용체를 막는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베타차단제는 근육에 도달한 신호를 줄이는 약이지,
뇌 안에서 진동을 만들어내는 회로 자체를 조절하는 약이 아닙니다.

그래서 약을 먹어도 여전히 떨린다면,
진동의 출처가 말초가 아닌 중추에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소뇌 회로와 수전증, 연결 고리를 다시 보면

소뇌는 근육 움직임의 타이밍과 정밀도를 조율하는 곳입니다.
소뇌가 출력하는 신호가 과도하거나 억제 기능이 떨어지면,
운동 회로 전체가 불필요한 진동에 취약해집니다.

소뇌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소뇌와 긴밀하게 연결된 구조들이 문제일 때도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뇌줄기 안의 올리브핵이라는 부위가 있습니다.
이 부위는 소뇌에 리듬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올리브핵이 과활성화되면 소뇌가 이 신호를 계속 받아
근육 쪽으로 반복적인 진동 출력을 내보내게 됩니다.

이 경로는 자율신경계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율신경 불균형이 오래 지속되면 뇌줄기 전체의 흥분 조절이 흔들리고,
그 영향이 소뇌 회로로도 번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가 지속되면
뇌줄기 각성 수준이 만성적으로 높아집니다.
이 상태에서는 소뇌 회로가 정상보다 더 쉽게 진동에 동조됩니다.
약으로 말초 수용체를 막아도,
뇌 안의 회로는 계속 같은 패턴을 유지하는 겁니다.

또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수면입니다.
수면이 얕거나 짧으면 소뇌와 뇌줄기의 억제 기능이 회복되지 못합니다.
낮 동안의 떨림이 수면 질에 따라 달라진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소뇌 억제 회로는 깊은 수면 중에 재조정되기 때문입니다.

약이 안 듣는다면, 무엇을 다시 볼 것인가

프로프라놀롤이 효과가 없다는 건
떨림이 말초에서만 오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소뇌 회로의 과활성,
자율신경 불균형으로 인한 뇌줄기 흥분 상태,
그리고 수면 부족으로 인한 억제 기능 저하.
이 세 가지가 얽혀 있을 때 수전증은 약 하나로 잡히지 않습니다.

어디서 시작된 떨림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약을 쓰면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수전증을 볼 때 “왜 이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는가”를 먼저 묻는 것,
그게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약의 반응이 기대보다 낮다면, 그건 치료의 방향을 다시 검토하라는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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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수전증에 프로프라놀롤이 효과 없는 이유는 뭔가요?

A. 프로프라놀롤은 교감신경 항진으로 인한 말초 떨림에 작용하는 약입니다. 떨림의 출처가 뇌 안의 소뇌 회로나 뇌줄기 진동 조절 문제일 경우, 말초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Q. 본태성 수전증과 긴장성 수전증은 어떻게 다른가요?

A. 긴장성 수전증은 불안하거나 긴장된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근육을 과자극할 때 나타납니다. 본태성 수전증은 뇌줄기와 소뇌 사이의 진동 회로가 만성적으로 과활성화된 상태로,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수전증이 수면과 관련이 있나요?

A. 소뇌와 뇌줄기의 억제 회로는 깊은 수면 중에 회복되고 재조정됩니다. 수면이 얕거나 부족할 경우 이 억제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해, 낮 동안의 떨림이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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