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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수족냉증 여름에도 손발이 찬 게 혈액순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나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여름 한복판에도 손발이 차갑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두꺼운 양말을 신고 자고,
에어컨 바람은 엄두도 못 내는 분들이죠.

주변에서는 “혈액순환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합니다.
그런데 혈액검사도 정상이고,
심장에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더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족냉증을 단순히 혈액이 잘 안 도는 문제로만 보면,
왜 특정 상황에서 더 심해지는지,
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유독 손이 더 얼어버리는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손발이 차가운 이유가 혈관 안에 있는 게 아니라,
혈관을 조절하는 신경 쪽에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혈액순환 장애와 혈관 수축은 다른 문제입니다

혈액순환 장애는 말 그대로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혈관이 좁아져 있거나,
심장이 충분히 펌프질을 못 하거나,
혈액 자체의 점도 문제가 있을 때 생깁니다.

이 경우에는 손발만 찬 게 아니라
다른 혈관 관련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림, 색 변화, 부종 등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분들 중 상당수는
이런 혈관 자체의 문제가 없습니다.
혈관은 멀쩡한데, 그 혈관이 계속 수축된 상태로 유지되는 겁니다.

혈관은 스스로 수축하고 이완하지 않습니다.
이걸 조절하는 건 자율신경,
그중에서도 교감신경입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말초 혈관이 수축합니다.
피부 표면이나 손발 끝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고,
체온이 떨어지는 겁니다.
이건 원래 위험 상황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인데,
이 반응이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일어날 때 수족냉증이 됩니다.

왜 교감신경이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될까요

교감신경 과항진은 단순히 긴장을 많이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신경계가 항상 경계 모드로 설정된 상태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문제는 이 상태가 외부 자극이 없어도 지속된다는 겁니다.
편히 앉아 있을 때도,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도,
몸은 여전히 위협에 대비하듯 혈관을 좁혀두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적인 패턴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손발이 유독 더 차가워지고,
긴장하면 손에 식은땀이 납니다.
따뜻한 곳에 있어도 손발이 잘 안 녹고,
자려고 누우면 오히려 발이 더 차갑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혈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교감신경이 지속적으로 혈관을 조여두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혈액순환 문제라면 따뜻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일시적 개선이 확실한데,
교감신경 과항진이라면 외부에서 열을 아무리 가해도
신경이 혈관을 놔주지 않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온찜질이나 반신욕으로 잠깐은 나아지는 것 같아도
금세 다시 차가워지는 분들이 많은 겁니다.

자율신경 기능 검사를 통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 상태,
심박 변이도 같은 지표를 확인하면
혈관 수축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훨씬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손발이 차갑다는 증상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차가움을 만들어내는 신경계의 상태를 보는 거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다시 읽어야 할 때

수족냉증은 흔한 증상입니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여름에도 찬 손발이 지속되고,
특정 상황에서 더 심해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그 증상이 몸의 어느 부분을 가리키고 있는지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혈관이 문제인지, 혈관을 조절하는 신경이 문제인지는
접근 자체가 달라지는 갈림길입니다.

혈액순환이라는 단어 하나로 뭉뚱그려 보면
놓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몸은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게 신호를 보내고 있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수족냉증이 혈액순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나요?

혈관 자체는 정상이지만 교감신경이 지속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키는 경우, 혈액순환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손발이 차가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혈액순환 개선만으로는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손발이 더 차가워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말초 혈관이 수축해 손발 끝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듭니다. 이 반응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면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도 혈관이 수축된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온찜질을 해도 수족냉증이 금방 다시 생기는 이유는 뭔가요?

교감신경 과항진으로 인한 수족냉증은 외부에서 열을 가해도 신경이 혈관을 이완시키지 않으면 금세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찜질이나 반신욕으로 일시적인 완화는 되더라도 근본적인 신경계 상태가 바뀌지 않으면 증상이 반복되는 패턴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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