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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태성진전 베타차단제 먹어도 손떨림 계속되는 이유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 박사 · 한방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핵심 요약

  • 베타차단제는 떨림의 말단 출력을 억제하지만 소뇌 회로 흥분성엔 닿지 않습니다.
  • 본태성진전 떨림의 핵심 발화는 소뇌-시상-피질 회로의 리듬성 동기화에 있습니다.
  • 자율신경 항진이 회로 흥분성을 높이는 구조까지 함께 봐야 접근이 달라집니다.

본태성진전 진단을 받고 베타차단제를 처방받았는데,
손떨림이 여전히 계속된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약을 제대로 먹고 있는데 왜 떨림이 잡히지 않는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베타차단제가 실제로 어디까지 작용하는지,
그리고 본태성진전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함께 들여다봐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베타차단제는 떨림의 말단 증폭 경로를 억제하지만,
소뇌 회로 자체의 흥분성을 조절하지는 않습니다.

변박사한의원 원장 변성범

소뇌 회로의 흥분성은 약이 닿지 않는 곳에서 떨림을 만들고 있습니다.

베타차단제가 손떨림에 쓰이는 이유와 한계

베타차단제는 원래 심장 두근거림이나 고혈압에 쓰이는 약입니다.

본태성진전에 효과가 있는 것은,
이 약이 말초 근방추와 심장 수용체에 작용해
근육의 진동 감수성을 낮춰주기 때문입니다.
즉, 떨림 신호가 몸 밖으로 표출되는 마지막 단계를
다소 줄여주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겁니다.

하지만 임상 연구들을 보면,
베타차단제에 반응하는 환자는 전체의 50~60% 수준에 그칩니다.
나머지 40~50%는 복용해도 효과가 미미하거나 전혀 없다고 보고합니다.

왜 그럴까요.

약이 닿는 곳은 ‘근육과 말초신경의 접점’입니다.

그런데 본태성진전의 핵심 발화 지점은
그보다 훨씬 위쪽,
뇌 안쪽의 소뇌-시상-피질 회로에 있습니다.

말단 경로를 억누르는 약으로는,
회로 자체가 만들어내는 리듬성 진동을 끄지 못합니다.

그래서 약을 먹어도 손이 계속 떨리는 겁니다.

소뇌 회로의 흥분성이 떨림을 만드는 방식

본태성진전에서 핵심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위는
소뇌의 올리브핵과 소뇌핵 사이의 회로입니다.

이 회로는 정상적으로는 운동의 미세한 조율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이 회로 안의 신호 전달이 지나치게 동기화되면,
4~12Hz 범위의 리듬성 방전이 발생하고,
이것이 시상을 통해 피질로 전달되면서 떨림으로 나타납니다.

이 리듬성 방전은 자율적으로 유지되는 성질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뭔가를 억제해주지 않아도
회로 스스로 계속 떨림 신호를 만들어내는 구조인 겁니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피로가 겹치면
이 회로의 흥분성은 더 높아집니다.

카페인이나 자극성 물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같은 약을 먹어도
피곤하거나 긴장된 날에 유독 더 많이 떨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겁니다.
약이 막아주는 양보다 회로가 쏟아내는 양이 더 많아지는 날이 생기는 거죠.

약물이 닿지 않는 빈틈은 어디인가

베타차단제가 닿지 않는 곳을 정리해보면 명확해집니다.

첫째, 소뇌 회로 내부의 신호 동기화를 조절하지 않습니다.

둘째, 시상에서 피질로 전달되는 리듬성 신호의 세기를 바꾸지 않습니다.

셋째, 자율신경계의 항진 상태가 지속될 때
회로 흥분성이 높아지는 흐름에 개입하지 않습니다.

즉, 약은 떨림의 ‘출력 단계’를 건드리지만,
떨림을 만드는 ‘발생 단계’에는 접근하지 못합니다.

이 빈틈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발생 단계가 계속 활성화되어 있는 한,
출력 단계를 아무리 눌러도
전체 떨림 강도는 줄어들지 않거나
일시적으로만 줄었다가 다시 올라오게 됩니다.

약을 계속 먹는데 떨림이 반복된다면,
빈틈이 있는 구조 자체를 살펴봐야 한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자율신경계의 긴장 상태와 소뇌 회로 흥분성은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교감신경이 과항진된 상태에서는
소뇌 회로의 흥분 임계값이 낮아지고,
더 작은 자극에도 떨림 신호가 쉽게 발화됩니다.

베타차단제가 심장 두근거림이나 긴장을 다소 줄여주면서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자율신경과 소뇌 회로 사이의 상호작용 전체를 다루기에 부족합니다.

같은 약인데 효과가 다른 이유

본태성진전이 있다고 해서 모두 같은 상태는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말초 근방추의 과반응이 주된 문제이고,
어떤 사람은 소뇌 회로의 과동기화가 더 핵심입니다.

전자라면 베타차단제가 꽤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후자라면 약의 효과가 미미하거나 들쑥날쑥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자신의 떨림이 어느 단계에서 주로 만들어지는지에 따라
같은 약이라도 반응이 달라지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떨림의 양상도 단서가 됩니다.

가만히 있을 때보다 무언가를 들거나 쓸 때 더 심하게 떨린다면,
이는 소뇌 회로 기원의 ‘활동성 떨림’에 가깝습니다.

이런 경우 말초를 억제하는 접근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변박사한의원 원장 변성범

같은 약을 먹어도 반응이 다른 건, 떨림이 시작되는 단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떨림이 계속된다면 어디서부터 다시 봐야 하는가

약을 먹어도 떨림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첫 번째 일은,
떨림이 어느 단계에서 만들어지는지 구분해보는 것입니다.

말단 경로의 문제인지,
소뇌 회로 흥분성의 문제인지,
자율신경 항진이 회로를 부추기는 문제인지에 따라
필요한 접근이 달라지니까요.

약물 단독으로 해결이 안 된다는 건
실패가 아닙니다.

떨림의 발생 구조를 더 넓게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소뇌 회로의 흥분성을 낮추는 방향,
자율신경계의 긴장 수위를 조율하는 방향으로
접근을 확장할 여지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미 정해진 결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어디에 개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금의 막막함이 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본태성진전 베타차단제를 오래 먹으면 효과가 생기나요?

A. 베타차단제는 복용 초기에 반응이 있는 경우 대개 수 주 내에 확인됩니다. 오래 먹는다고 효과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약물은 아니며, 초기 반응이 없다면 작용 경로 자체가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손떨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더 심해지는 이유는 뭔가요?

A.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소뇌 회로의 흥분 임계값이 낮아집니다. 이로 인해 평소보다 작은 자극에도 떨림 신호가 쉽게 발화되어 떨림이 더 뚜렷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Q. 본태성진전이 가만히 있을 때와 뭔가 할 때 다르게 떨리는 이유가 있나요?

A. 가만히 있을 때 주로 나타나는 떨림과 손을 들거나 쓸 때 나타나는 활동성 떨림은 발생 기전이 다릅니다. 활동성 떨림은 소뇌 회로 기원인 경우가 많아, 말초를 억제하는 약물만으로는 충분히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카페인을 끊으면 본태성진전 떨림이 줄어드나요?

A. 카페인은 소뇌 회로의 흥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떨림을 일시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카페인을 줄였을 때 떨림이 다소 완화되는 분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회로 흥분성 자체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Q. 본태성진전은 나이가 들수록 무조건 나빠지나요?

A. 본태성진전은 진행성인 경향이 있지만, 회로 흥분성의 수위는 자율신경 상태나 수면, 생활 습관에 따라 변동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어떤 요소들이 흥분성을 높이고 있는지를 파악해 그 부분에 접근하면 진행 속도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