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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 먹으면 살이 찌는 게 맞나요 다른 방법 없을까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항우울제를 먹기 시작한 뒤 체중이 늘었다는 이야기,
생각보다 굉장히 흔합니다.

“먹는 양이 똑같은데 왜 찌는 걸까요?”
“약을 끊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이 현상에는 꽤 구체적인 생리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체중 변화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약물이 뇌의 특정 수용체에 작용한 결과입니다.

그 기전을 먼저 이해하고 나면,
어떤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도 더 명확하게 보이게 됩니다.

항우울제는 왜 살을 찌게 만들까

SSRI, SNRI 계열 항우울제는
뇌 안의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막아
기분을 안정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이 계열의 약물 중 일부는
뇌의 히스타민 H1 수용체를 함께 차단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히스타민은 알레르기와 관련된 물질로만 알려져 있지만,
뇌에서는 포만감을 조절하고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역할도 합니다.

H1 수용체가 차단되면 포만감 신호가 느려지고,
음식 섭취량이 늘지 않아도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항우울제는 인슐린 민감성에도 영향을 줘
지방이 축적되는 방향으로 대사가 바뀌기도 합니다.

이것은 의지나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약물이 뇌와 대사 회로에 직접 개입한 결과입니다.

체중 변화를 단순히 ‘식욕 증가’로 보면 안 되는 이유

“항우울제 먹으면 식욕이 늘어서 살이 찐다”는 설명,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히스타민 수용체 차단으로 인한 식욕 증가는 사실이지만,
체중 변화는 식욕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초대사율의 변화, 수면의 질, 활동량 감소가 복합적으로 얽힙니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수면이 길어지거나
낮 동안의 졸음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자체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우울감이 줄면서 식욕이 돌아오는 것도 있지만,
이건 오히려 치료 효과의 일부이기도 해서
단순히 ‘억제’해야 할 반응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체중 증가에 대한 불안이 생기면서
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이는 상황입니다.

약물 중단에 따른 금단 증상과 재발 위험은 체중 변화보다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체중 변화를 느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음식을 줄이는 게 아니라,
지금 복용 중인 약물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겁니다.

모든 항우울제가 같은 방식으로 체중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히스타민 수용체 친화도가 낮은 계열로의 전환,
또는 같은 계열 안에서도 대사 영향이 적은 약물로의 조정은
전문적 판단 아래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식이 조절이나 운동도 보조적인 역할을 하지만,
대사 회로 자체가 바뀐 상태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체중이 늘었다고 느낄 때,
그 변화가 어떤 기전에서 비롯된 건지를 먼저 구분하는 시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살이 찐 게 아니라 대사가 바뀐 겁니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분들이 종종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체중이 늘었을 때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내가 너무 많이 먹은 거 아닐까”,
“운동을 안 해서 그런 거 아닐까”

하지만 히스타민 수용체 차단과 대사 변화는
본인의 노력 여부와 관계없이 일어나는 생리학적 반응입니다.

그 기전을 이해하고 나면,
자책 대신 약물과 몸의 반응을 함께 살펴보는 방향으로
시선이 달라집니다.

살이 찐 게 아니라 대사 환경이 바뀐 것이라면,
접근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항우울제 복용 후 체중이 느는 이유는 뭔가요?

A. 일부 항우울제는 뇌의 히스타민 H1 수용체를 차단해 포만감 신호를 둔화시키고 기초대사율에도 영향을 줍니다. 식욕 변화뿐 아니라 수면 패턴, 활동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많이 먹어서 생기는 체중 증가와는 다릅니다.

Q. 항우울제마다 체중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가요?

A. 네, 계열과 약물에 따라 히스타민 수용체 친화도가 다르기 때문에 체중 영향의 정도가 차이 납니다. 같은 SSRI 계열이라도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약물이 있어, 복용 중 체중 변화가 뚜렷하다면 약물 특성을 검토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Q. 항우울제 먹는 중에 체중 조절이 가능한가요?

A. 약물로 인한 대사 변화가 있는 상태에서 식이나 운동만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이 대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에 맞는 방향을 찾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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