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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불안장애 진단받고 SSRl 먹는데 걱정이 사라지지 않아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약을 먹고 있는데도 걱정이 줄지 않는다면,
약이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범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세로토닌 계열 약물을 복용 중인데도
머릿속이 조용해지지 않는다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약이 안 듣는 건가요?”라고 묻지만,
사실 이건 약의 문제가 아니라
약이 닿지 않는 지점이 따로 있다는 뜻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걱정이라는 증상은 단순히 세로토닌이 부족해서 생기지 않습니다.
뇌 안에서 어떤 회로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면,
약만으로는 왜 충분하지 않은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글에서는 범불안장애에서 자주 간과되는 뇌 회로 이야기를
가능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걱정이 멈추지 않는 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뇌에는 위협을 감지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편도체라고 불리는 이 구조물은,
실제 위험이든 상상 속의 위험이든 구분 없이 반응합니다.

범불안장애가 있는 분들의 뇌에서는
이 편도체가 평균보다 훨씬 과민하게 반응합니다.
작은 불확실성에도 즉각적으로 경보를 울리는 거죠.

그런데 편도체만 문제인 건 아닙니다.
정상적인 뇌에서는 전전두엽이 편도체의 과잉 반응을 제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건 그렇게 위험하지 않아”라고 판단하면서
경보 신호를 낮춰주는 브레이크 같은 역할을 하는 거입니다.

범불안장애에서는 바로 이 브레이크가 약해져 있습니다.
전전두엽의 억제 신호가 편도체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그 결과 경보는 계속 울리고
걱정은 멈추질 않게 됩니다.

이 회로의 불균형은 세로토닌 수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로토닌 계열 약물은 기분의 전반적인 안정에는 기여하지만,
전전두엽과 편도체 사이의 연결 강도 자체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세로토닌 조절이 전부가 아닌 이유

세로토닌 계열 약물이 효과가 없다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에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약이 작용하는 지점과,
걱정이 만들어지는 지점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전전두엽과 편도체의 연결은
단순한 신경전달물질 농도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입니다.
신경 회로의 연결 밀도, 신호 전달의 타이밍,
자율신경계와의 상호작용까지 관여합니다.

특히 자율신경계의 긴장 상태가 높아져 있을 때,
편도체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정됩니다.

즉, 몸이 만성적으로 긴장되어 있으면
뇌의 경보 시스템은 더 낮은 임계점에서 작동하게 되는 겁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약으로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도,
자율신경이 계속 긴장 모드에 있다면
편도체의 과민 반응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몸의 긴장 신호가 뇌로 끊임없이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간과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전두엽의 기능은 수면, 혈당 안정성, 만성 피로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잠을 못 자거나 에너지 대사가 불안정하면,
편도체를 억제해야 할 전전두엽 자체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됩니다.

결국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세로토닌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편도체를 자극하는 몸의 긴장 상태와
편도체를 억제해야 할 전전두엽의 기능 저하,
이 두 방향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약이 닿는 자리와 회로가 망가진 자리가 다를 때,
약만으로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건 환자 개인의 의지나 노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 회로의 문제라면, 무엇을 다르게 봐야 할까

범불안장애를 단지 “걱정이 많은 성격”이나
“세로토닌 부족 상태”로 보면,
치료의 방향도 거기서 멈추게 됩니다.

하지만 전전두엽과 편도체 사이의 회로 불균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몸의 자율신경 긴장 상태와 수면의 질,
에너지 대사 상태까지가 모두 이 회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약이 안 듣는 것처럼 느껴질 때,
“더 강한 약이 필요한가?”보다
“회로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이 개선되고 있는가?”를
먼저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걱정은 의지로 멈추는 게 아닙니다.
회로가 바뀌어야 걱정의 임계점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회로는 약 하나만이 아니라,
몸 전체의 상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범불안장애 약 먹어도 걱정이 계속되는 이유가 뭔가요?

A. 세로토닌 계열 약물은 기분의 전반적인 안정에 기여하지만, 전전두엽과 편도체 사이의 회로 불균형 자체를 직접 교정하지는 못합니다. 자율신경 긴장 상태나 수면 문제처럼 회로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걱정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Q. 전전두엽과 편도체가 범불안장애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A. 전전두엽은 편도체의 과잉 경보 반응을 억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범불안장애에서는 이 억제 신호가 약해져서 사소한 불확실성에도 편도체가 과민하게 반응하고, 걱정이 지속되는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Q. 수면 부족이 불안 증상을 악화시키나요?

A. 수면이 부족하면 전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어 편도체를 억제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동시에 자율신경계가 긴장 모드에 놓이면서 편도체의 반응 임계점도 낮아지기 때문에, 수면의 질은 불안 회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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