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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니에르병 진단 받았는데 약 먹어도 어지럼증이 재발하나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메니에르병 진단을 받고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데도
어지럼증이 다시 찾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약이 잘못된 건지, 내가 잘못 먹는 건지”
이런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한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약이 틀린 게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약이 건드리는 부분과, 재발을 이끄는 부분이 서로 다를 수 있는 거죠.

그 간격을 이해하면, 왜 재발이 반복되는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뇨제와 베타히스틴, 무엇을 겨냥한 약인가

메니에르병의 핵심 병리는 내이 안쪽에 림프액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입니다.
이 상태를 ‘내림프 수종’이라고 부릅니다.

림프액이 지나치게 차오르면
내이의 압력이 높아지고,
청각과 균형을 담당하는 세포들이 손상되기 시작합니다.

이뇨제는 이 과정에서 체내 수분을 줄여 내이 압력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씁니다.
베타히스틴은 내이 혈류를 개선하고
미세혈관 투과성을 조절해 림프액 흡수를 돕는 방식으로 작용하죠.

둘 다 내림프 수종 자체에 직접 개입하려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내림프액이 왜 과잉 생성되는지,
혹은 왜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지에 대한 답은
약 자체가 완전히 해결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림프 압력과 자율신경, 이 둘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내이의 림프액 생성과 흡수는
단순히 수분 섭취량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이를 둘러싼 미세혈관의 긴장도, 혈류량 변화,
그리고 이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상태가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율신경계는 혈관 수축과 이완을 실시간으로 조정합니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내이로 향하는 혈류가 불안정해지고,
림프액의 생성과 흡수 사이 균형도 흔들리게 됩니다.

실제로 메니에르병 발작이 극도의 스트레스,
수면 부족, 피로가 쌓인 시점과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스트레스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교감신경이 내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 과정에서 내림프 압력 조절 능력이 저하됩니다.

이뇨제가 수분을 줄이더라도,
자율신경이 내이 혈관을 계속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면
압력 조절은 다시 무너지기 쉬운 구조가 됩니다.

결국 약은 내림프 수종의 결과를 건드리고 있는데,
재발을 이끄는 원인은 더 위쪽 조절 체계에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수면 리듬이 불규칙하거나
만성 피로 상태가 지속되면,
교감·부교감 신경의 전환 자체가 둔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내이는 항상 ‘압력이 오르기 쉬운 환경’에 놓이게 되고,
약을 먹어도 발작의 문턱이 낮은 상태가 유지되는 겁니다.

재발이 반복된다면, 무엇을 다시 봐야 할까

메니에르병 약이 효과가 없는 게 아닙니다.
그 약이 겨냥하는 지점과, 몸이 재발을 만드는 지점 사이에
아직 연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는 겁니다.

내림프 압력은 단독으로 오르내리지 않습니다.
자율신경의 긴장 상태, 수면의 질, 혈관 조절 능력이
함께 흔들릴 때 압력도 함께 불안정해집니다.

약 복용을 중단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재발이 반복된다면,
몸의 어느 부분이 계속 내림프 환경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지
그 흐름을 따라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발작이 언제 더 자주 일어나는지, 어떤 상황에서 시작되는지를
꼼꼼히 되짚어보는 것 자체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메니에르병은 귀 하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귀를 둘러싼 몸 전체의 조절 능력이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를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메니에르병 약을 먹어도 어지럼증이 재발하는 이유가 뭔가요?

A. 이뇨제나 베타히스틴은 내림프 수종의 결과, 즉 이미 높아진 내이 압력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런데 내이 혈관 긴장도와 림프액 흡수 능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한 상태라면, 약이 끝난 뒤 다시 압력이 오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Q. 스트레스를 받을 때 메니에르 발작이 더 심해지는 것 같은데 관련이 있나요?

A. 스트레스 반응이 강해지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내이 혈관이 수축하면서 내림프 압력 조절 능력이 떨어집니다. 실제로 극심한 피로나 수면 부족, 심리적 긴장이 쌓인 시점에 발작이 겹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율신경계와 내이 환경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Q. 메니에르병 이뇨제를 오래 먹어도 괜찮은 건가요?

A. 이뇨제는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 복용 시 주기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재발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약의 지속 여부뿐 아니라, 왜 내림프 압력이 반복적으로 불안정해지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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