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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동 이명 고주파 소리 계속 들리는데 와우 손상이랑 관계있나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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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동백동 이명 고주파 소리 계속 들리는데 와우 손상이랑 관계있나요”
category: “어지럼증 이명 난청 클리닉”
date: “2026-05-28”
description: “고주파 이명이 계속 들린다면 단순한 신경 과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와우 손상 이후 청각 피질이 스스로 재조직되는 기전, 이명의 진짜 이유를 알아보세요.”

고주파 이명은 꽤 특이한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삐~” 하는 높은 음이 끊이지 않는데,
정작 청력 검사를 해보면 그 주파수 대역 소리가
잘 안 들린다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죠.

들리지 않는 주파수 대역에서
오히려 소리가 난다는 게 역설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여기엔 나름 정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와우 내부의 손상이 뇌에까지 영향을 미쳐,
결국 소리 지도를 스스로 다시 그리는 과정에서
이명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 글에서는 그 기전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달팽이관 안쪽에서 시작되는 일

귀 안쪽 달팽이관, 즉 와우에는
주파수별로 담당 구역이 나뉜 세포들이 있습니다.
이 세포들을 유모세포라고 부릅니다.

와우는 구조 자체가 정교한 주파수 지도입니다.
입구 쪽은 고주파를,
안쪽 깊은 곳은 저주파를 담당하죠.

고주파 유모세포는 와우 입구 바로 근처에 위치해
외부 소음이나 노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받습니다.

소음 노출, 노화, 특정 약물 등으로
이 고주파 담당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해당 구역에서 올라오는 신호 자체가 줄어들거나 사라집니다.

뇌 입장에서는 갑자기 특정 주파수 정보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인 겁니다.

이때 뇌가 단순히 그 주파수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뇌가 소리 지도를 다시 그리는 과정

청각 신호는 귀에서 뇌의 청각 피질로 전달됩니다.
청각 피질 역시 와우처럼
주파수별로 구역이 나뉘어 있습니다.
이 구조를 주파수별 공간 배열, 즉 토노토피라고 합니다.

정상 상태에서는 인접한 주파수 구역들이
서로 억제 신호를 주고받으며 균형을 유지합니다.
한 구역이 너무 과활성화되지 않도록
옆 구역이 적절히 눌러주는 방식이죠.

그런데 고주파 유모세포가 손상되어
해당 구역으로 들어오는 신호가 끊기면,
그 구역을 억제해주던 주변 신호도 함께 사라집니다.

이 상태를 탈억제라고 합니다.
억제를 담당하던 제어가 풀리면서
해당 청각 피질 구역이 자발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합니다.

외부에서 소리가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뇌 내부에서 그 주파수 대역의 신호가 만들어지는 거죠.

결국 뇌가 “이 주파수가 없다”고 인식하는 게 아니라,
“이 주파수를 계속 처리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반응하는 겁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손상된 주파수 구역 주변의 피질 세포들이
그 빈 구역을 채우려는 방향으로 이동하거나 확장됩니다.

이 재조직화 과정이 완성되면
실제 소리 자극 없이도 특정 주파수 신호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고주파 이명의 근본 기전입니다.
와우가 손상된 이후 청각 피질이 스스로 재편되는
이 일련의 과정, 이를 토노토픽 재조직화라고 부릅니다.

이 기전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명이 이미 이 단계까지 진행되었다면
이명의 진원지는 더 이상 귀만이 아닙니다.

소리를 만들어내는 주체가
뇌의 청각 피질로 옮겨간 상황인 겁니다.

귀에만 집중해서는 이 이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명을 귀 문제로만 보면 놓치는 것

와우 손상이 시작점이라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명이 지속되는 이유는
손상된 와우 자체보다 그 이후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있습니다.

청각 피질의 재조직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굳어집니다.
초기에는 유동적이던 피질 지도가
점차 고정화되면서 이명 신호도 더 안정적으로,
다시 말해 더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주목해야 할 건 뇌의 변화입니다.
단지 귀에서 신호가 없다는 사실이 아니라,
뇌가 그 상황에 어떻게 적응했는지가 핵심인 겁니다.

또 한 가지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청각 피질은 다른 감각 영역, 특히 시각이나
체성감각 영역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부 이명 환자에서 턱이나 목을 움직일 때
이명 소리가 변하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피질 수준에서의 교차 연결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고주파 이명을 와우만의 문제로 보면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놓치게 되고,
이명이 왜 지속되는지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고주파 소리가 계속 들린다면
그 소리의 진짜 발생지가 어디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귀는 이미 그 주파수를 잘 듣지 못하는 상태이지만,
뇌는 여전히 그 주파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소리가 없는데 소리가 들린다는 건,
결국 뇌가 스스로 만들어낸 소리를 듣고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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