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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수십 년 됐는데 지금이라도 뭔가 할 수 있을까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이명이라면,
“이제 어쩔 수 없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뇌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훨씬 유연하게 변합니다.

뇌의 신경 가소성은 나이나 유병 기간에 의해 완전히 닫히지 않습니다.
장기 이명을 가진 분들이 포기하기 쉬운 이유 중 하나는,
이 점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수십 년 된 이명이 왜 여전히 변화의 여지를 갖는지,
그 뇌과학적 근거를 풀어보겠습니다.

이명은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반응입니다

이명이 처음 생기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소음 노출, 노화, 중이염, 스트레스까지 원인은 제각각이죠.

그런데 어느 경로든 결국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귀에서 올라오는 신호가 줄어들면,
뇌의 청각 피질이 그 빈자리를 채우려 반응하는 겁니다.

뇌는 입력 신호가 사라졌을 때 조용히 기다리지 않습니다.
스스로 활동을 늘려서 그 공백을 메우려 하죠.

이것이 바로 이명의 핵심 기전입니다.
귀가 아니라 뇌가 만들어내는 소리인 셈입니다.

이 상태가 오래되면,
청각 피질의 신경 회로망 자체가 재배열됩니다.
특정 주파수를 담당하던 영역이 인접 영역으로 침범하거나,
비정상적인 자발 활동이 고착화되는 겁니다.
이를 청각 피질의 재조직화라고 부릅니다.

오래됐다고 고착된 건 아닙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재조직화가 됐으니 이제 되돌리기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재조직화는 완성된 구조물이 아니라 현재도 진행 중인 과정입니다.

뇌는 죽는 날까지 환경과 자극에 반응해 스스로를 바꿉니다.
이것이 신경 가소성의 본질입니다.

수십 년 된 이명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정상적 회로가 굳어있다면,
적절한 조건이 갖춰질 때 그 회로는 다시 조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장기 이명 연구들에서
청각 피질의 과활성화 패턴이
적절한 감각 입력과 조건 변화에 따라
수개월 단위로 변화하는 것이 관찰됩니다.

중요한 것은 유병 기간이 아니라, 현재 신경계가 얼마나 변화 가능한 상태에 있는가입니다.

그 상태를 만드는 데 핵심이 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첫째, 청각계로 들어오는 감각 입력의 질과 양입니다.
뇌는 새로운 입력이 있어야 기존 회로를 수정할 이유를 갖습니다.
오랫동안 이명을 방치하며 청각 자극을 피해온 경우,
뇌는 재조직화를 이어갈 뿐입니다.

둘째, 자율신경계의 각성 상태입니다.
뇌가 가소성을 발휘하려면 신경계가 지나치게 긴장되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만성 이명 환자의 뇌는 늘 경계 상태에 있고,
이 상태 자체가 회로 변화를 억제하는 요인이 됩니다.

이명 소리 자체보다 이명에 대한 신경계의 반응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셋째, 주의와 감정 회로의 관여도입니다.
이명이 오래될수록 편도체와 이명 신호가 강하게 연결됩니다.
소리에 감정적 의미가 붙으면,
뇌는 그 소리를 더욱 선명하게 처리합니다.
이 연결고리를 약화시키는 것이 장기 이명 접근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뇌는 바뀌고 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났는데”라는 말이 포기의 이유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뇌는 계속 변해왔습니다.
그것이 이명을 강화하는 방향이었을 뿐,
변화 자체를 멈춘 적은 없습니다.

신경 가소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완전히 소멸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조건에서 활성화되는지를 이해해야
그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명을 귀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수십 년간 해법을 가로막아왔다면,
이제는 뇌의 언어로 이명을 다시 읽을 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십 년 된 이명도 변할 수 있나요?

A. 뇌의 신경 가소성은 나이나 유병 기간에 의해 완전히 차단되지 않습니다. 장기 이명의 경우 청각 피질의 비정상적 활동 패턴이 굳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적절한 감각 입력과 조건 변화가 주어지면 수개월 단위로 변화가 관찰됩니다.

Q. 이명이 오래되면 뇌에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A. 귀에서 올라오는 신호가 줄어들면 뇌의 청각 피질이 스스로 활동을 늘려 그 공백을 메우려 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청각 피질의 신경 회로망이 재배열되는 재조직화가 일어나고, 비정상적인 자발 활동이 고착화되면서 이명이 더욱 선명하게 인식될 수 있습니다.

Q. 이명이 심해지는 이유가 스트레스와도 관련 있나요?

A. 자율신경계가 지나치게 긴장된 상태에서는 뇌의 신경 가소성이 억제됩니다. 또한 이명이 오래될수록 편도체와 이명 신호가 강하게 연결되어, 이명 소리에 감정적 반응이 붙을수록 뇌는 그 소리를 더욱 선명하게 처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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