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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스트레스로 기억력이 나빠진 것 같은데 회복이 될까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스트레스를 오래 받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깜빡깜빡하는 일이 잦아집니다.
분명히 알고 있던 것인데 생각이 안 나고,
방금 들은 말도 금방 흘려버리게 되죠.

그런데 이게 단순히 “피곤해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만성 스트레스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구조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으면 꽤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다음 질문이에요.

그렇다면 회복은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합니다.
단, 그 구조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뇌에 하는 일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우리 몸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이건 본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반응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집중력을 높여주기도 해요.
그런데 문제는 이 상태가 만성적으로 이어질 때입니다.

코르티솔이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기억 형성에 핵심 역할을 하는 해마가 손상을 입기 시작합니다.

해마는 뇌에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부위의 신경세포는 코르티솔에 매우 민감합니다.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지속되면
해마 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 실제로 위축됩니다.

수상돌기는 신경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가지 구조인데,
이게 짧아지고 줄어들면 신호 전달 자체가 약해지게 됩니다.

즉, 뇌세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세포들 사이의 연결이 약해지는 겁니다.
그러니 기억이 흐릿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에요.

게다가 코르티솔은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
다시 말해 뇌 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돕는 물질의 분비도 억제합니다.
이 물질이 줄어들면 새로운 신경 연결을 만들어내는 능력도 함께 떨어집니다.

뇌는 생각보다 유연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뇌는 고정된 구조물이 아닙니다.

신경 가소성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뇌는 경험과 환경에 따라 구조와 기능을 스스로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코르티솔에 의해 위축된 해마의 수상돌기도
스트레스 환경이 바뀌고 적절한 조건이 만들어지면
다시 자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뇌 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돕는 물질의 분비량도
생활 방식의 변화로 다시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유산소 운동이 이 물질 분비를 촉진하는 데
가장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걷기, 달리기, 수영처럼 심장이 약간 빨리 뛰는 정도의 운동이면 충분합니다.

수면도 빠질 수 없습니다.
뇌는 잠자는 동안 낮에 받아들인 정보를 정리하고
신경 연결을 강화합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코르티솔은 더 오르고,
뇌 신경 영양 물질은 더 낮아지는 흐름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더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장 기능도 함께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과 뇌는 신경계로 직접 연결되어 있고,
장 상태가 뇌 신경 영양 물질의 분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기억력 저하를 뇌 문제만으로 좁혀보면
장 쪽에서 오는 신호를 놓치게 됩니다.

또 한 가지,
만성 스트레스는 자율신경 균형도 무너뜨립니다.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된 상태가 지속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줄고
신경세포의 회복 속도도 늦어집니다.
코르티솔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회복은 가능하지만, 방향이 중요합니다

기억력이 나빠졌다고 느낄 때
많은 분들이 기억력 보충제를 찾거나
단순히 더 많이 외우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신경세포의 연결이 약해진 것이라면
그 연결을 다시 살리는 환경을 만드는 게 먼저입니다.

코르티솔이 계속 높은 상태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도 뇌가 회복할 여유를 갖기 어렵습니다.

스트레스 자극 자체를 줄이는 것,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
몸을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것,
장 환경을 안정시키는 것.

이 요소들은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뇌 회복의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기억력 저하를 뇌 하나의 문제로 보면
몸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놓치게 됩니다.

기억은 뇌가 저장하지만,
뇌를 살리는 건 몸 전체의 환경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만성 스트레스로 기억력이 나빠지면 원래대로 돌아오나요?

A. 스트레스 호르몬이 장기간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 연결이 실제로 약해집니다. 하지만 뇌는 환경이 바뀌면 신경 연결을 다시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어, 스트레스 원인을 줄이고 생활 조건을 바꾸면 회복이 가능합니다.

Q. 스트레스가 심할 때 깜빡거리는 이유가 뭔가요?

A.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이 만성적으로 높아지면 해마 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 위축되고, 신경 성장을 돕는 물질의 분비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하는 능력이 실질적으로 저하됩니다.

Q. 기억력 회복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A. 코르티솔이 계속 높은 상태에서는 뇌가 스스로 회복할 여유를 갖기 어렵기 때문에, 스트레스 자극을 줄이고 수면의 질을 회복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여기에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더해지면 신경 성장을 돕는 물질의 분비를 다시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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