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가 난 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뒷머리가 계속 아프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MRI도 찍어봤지만 별 이상이 없다고 하고,
진통제를 먹어도 금방 다시 아프고.
그 통증의 진짜 이유는
뼈나 디스크가 아닌
아주 깊은 곳의 근육과 신경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두하근, 가장 깊은 곳의 근육
목 뒤쪽, 두개골 바로 아래에는
작은 근육 네 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근육들을 후두하근이라고 부르는데,
머리뼈와 1번, 2번 경추 사이를
아주 정밀하게 연결하고 있습니다.
기능은 단순해 보이지만 역할이 큽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돌리고, 기울이는 미세한 동작
모두 이 근육들이 담당하거든요.
그런데 교통사고처럼 갑작스럽게
목이 앞뒤로 강하게 흔들리는 충격이 가해지면,
이 후두하근들이 과하게 늘어나거나 찢어집니다.
문제는 이 근육들이 너무 작고 깊어서
일반 영상 검사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MRI에 이상이 없어도 통증이 지속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신경이 갇혀버리는 구조
후두하근이 손상되면 단순히 근육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 근육들 사이에는 삼각형 모양의 공간이 있는데,
그 안을 대후두신경이 지나갑니다.
대후두신경은 뒷머리 전체와
귀 뒤쪽까지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입니다.
손상된 후두하근은 시간이 지나면서
딱딱하게 굳고 섬유화가 진행됩니다.
근육이 굳으면서 삼각형 공간이 좁아지고,
안에 있던 신경이 압박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걸 신경 포착이라고 합니다.
신경이 포착되면 찌릿찌릿한 전기 자극감,
두피를 만지면 과민하게 아픈 느낌,
뒷머리에서 정수리까지 퍼지는 방사통이 나타납니다.
그 통증이 바로 후두신경통입니다.
왜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가
교통사고 직후에는 근육이 늘어난 상태라
염증과 통증이 주된 증상입니다.
이 시기에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지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염증 단계를 지나쳐도 통증이 남아있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손상된 근육이 회복 과정에서 섬유조직으로 채워지면,
그 부위는 원래보다 탄성이 떨어지고 수축력도 줄어듭니다.
굳어진 근육은 목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방해하고,
이게 인접한 경추 관절의 기능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경추 관절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 주변 신경 뿌리도 자극을 받습니다.
결국 후두하근의 섬유화, 신경 포착, 경추 관절 이상이
서로를 유지시키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한쪽만 풀어서는 다른 쪽이 다시 끌어당깁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척수와 뇌가
그 통증 신호에 적응해버립니다.
실제 자극이 줄어들어도
뇌가 이미 통증 상태를 기억하고 있어서
계속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이 단계가 되면 근육과 신경만 치료해선 부족합니다.
중추신경계 자체가 통증을 증폭시키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교통사고 후 뒷머리 통증이 오래간다면
단순한 근육통이나 스트레스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후두하근이 어떤 상태인지,
신경이 어디서 눌리고 있는지,
경추 관절의 움직임은 어떤지,
그리고 통증 감각 자체가 예민해진 건 아닌지.
이 흐름 전체를 함께 살펴야
왜 이 통증이 끝나지 않는지 비로소 이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