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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 산만한 아이 수업 집중 어려울 때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수업 중에 자꾸 딴짓을 하고,

선생님 말을 듣다가 금방 다른 곳을 보는 아이.

부모님은 “왜 저렇게 집중을 못 할까”
걱정이 앞서지만,

사실 이런 아이들 상당수는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거나,
뇌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는 겁니다.

그 방해 요소 중 가장 자주
놓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감각 과민과 수면 부족입니다.

초등 저학년, 집중력을 방해하는 뇌의 사정

아이의 뇌는 어른과 다르게 작동합니다.

특히 앞이마 쪽 뇌,
충동을 억제하고 주의를 조절하는 이 부위는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에도 여전히
발달 중인 상태입니다.

쉽게 말해,
“지금 집중해야 해”라는 신호를
뇌가 내보내도,
그걸 실행하고 유지하는 기능이
아직 약하다는 뜻입니다.

이 상태에서 감각 과민이 더해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소리에 유독 예민한 아이라면,
교실에서 들리는 연필 소리,
옆 친구의 기침 소리,
복도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하나하나가
뇌에는 처리해야 할 자극으로 들어옵니다.

그 자극을 처리하는 데 에너지를 쓰는 동안,
수업 내용은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이건 의지가 약한 게 아닙니다.

뇌의 주의 자원이 감각 처리에
먼저 소모되는 겁니다.

수면 부족이 주의력에 남기는 흔적

감각 과민과 함께 반드시 봐야 하는 것이
수면입니다.

잠이 부족한 아이의 뇌에서는
에너지 대사가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특히 충동 조절과 집중력을 담당하는
전두엽 부위에서 이 저하가 두드러집니다.

잠을 잘 자야만 전날 입력된 정보가
정리되고 기억으로 굳어지는데,

수면이 짧거나 질이 낮으면
뇌는 다음 날을 덜 정비된 상태로 맞이합니다.

작업기억이 약해지고,
방금 들은 말을 머릿속에 잠깐 붙들어두는 능력이
떨어지는 거죠.

수업을 듣다가 설명이 길어지면
앞부분을 잊어버리고 멍하니 있는 것,
이게 바로 그 결과입니다.

감각 과민과 수면 부족, 두 가지가 서로를 키운다

여기서 더 복잡해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감각 과민이 있는 아이는
잠들기 전에도 예민한 상태가 이어집니다.

약한 빛, 이불의 질감,
멀리서 들리는 소리에도 각성이 유지되면서
잠이 드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결국 수면 시간이 줄고,
수면의 질도 낮아집니다.

그런데 수면이 부족해지면
뇌의 감각 조절 능력 자체가 떨어집니다.

평소보다 더 작은 자극에도
과하게 반응하게 되고,
감각 과민이 한층 심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낮에 감각 자극에 시달리고,
밤에 잠을 못 자고,
다시 낮에 더 예민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 흐름을 모르면,
집중력 문제만 따로 떼어서 접근하게 됩니다.

학습지를 더 시키거나,
집중력 훈련을 추가하거나,
아이를 다그치거나.

하지만 감각 처리가 과부하 상태이고
수면이 매일 부족하다면,
아무리 훈련을 시켜도
뇌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연습을 넣을 그릇 자체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집중력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산만한 아이를 볼 때
집중력이라는 결과만 보면 놓치는 게 생깁니다.

그 아이가 어떤 감각 자극에 유독 반응하는지,
밤에 얼마나 자는지, 어떻게 자는지,

이 두 가지를 먼저 들여다보는 게
훨씬 정확한 출발점이 됩니다.

뇌가 준비되는 환경이 갖춰지면,
집중력은 훈련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바꾸려 하기 전에,
아이의 뇌가 매일 어떤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는지
한번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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