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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 크는 음식 영양제 효과 있을까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키 크는 음식, 성장 영양제.
부모라면 한 번쯤 검색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무엇을 먹이느냐”보다
“몸이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입니다.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도
아이 몸의 내부 환경이 맞지 않으면
그 영양소는 성장에 제대로 쓰이지 않습니다.

음식과 영양제의 효과는 조건부입니다.
그 조건이 무엇인지를 먼저 이해해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성장호르몬과 영양소, 연결 고리가 따로 있습니다

키가 크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성장호르몬입니다.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데,
하루 분비량의 70% 이상이 수면 중,
특히 깊은 잠에 드는 초반 1~2시간에 집중됩니다.

이 시간 동안 분비된 성장호르몬은
뼈끝 성장판을 자극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합니다.

그렇다면 영양소는 어디서 작용할까요.

아연, 단백질, 비타민D는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작용하는 데
필요한 보조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예를 들어 아연이 부족하면
성장호르몬 수용체의 감수성이 떨어지고,
비타민D가 부족하면
칼슘이 충분해도 뼈로 이동하는 효율이 낮아집니다.

영양소는 성장호르몬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성장호르몬이 잘 작동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즉, 영양제를 먹인다고 키가 쑥 크는 게 아니라,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고 작동하는 환경에서
영양소가 함께 갖춰질 때 효과가 납니다.

왜 먹어도 크지 않는 아이가 생길까

영양제를 꼬박꼬박 챙겨도
눈에 띄는 성장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단순히 “더 비싼 영양제”를 찾기 전에
다른 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소화 흡수의 문제입니다.

소화 기능이 약한 아이는
먹은 영양소를 장에서 충분히 흡수하지 못합니다.
특히 소장 점막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아연이나 철분처럼 흡수에 섬세한 미네랄은
섭취량의 절반도 혈중으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두 번째는 수면의 질입니다.

잠드는 데 오래 걸리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코를 골거나 입으로 숨 쉬는 아이라면
깊은 수면 구간이 짧아져 성장호르몬 분비 자체가 줄어듭니다.

영양소를 아무리 채워도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면
그 영양소가 쓰일 명령 자체가 내려오지 않는 겁니다.

세 번째는 스트레스와 코르티솔 문제입니다.

만성적으로 긴장하거나 불안한 아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상승해 있습니다.
코르티솔은 성장호르몬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고
단백질 합성도 방해합니다.

예민하고 잘 놀라거나 긴장이 많은 아이라면,
영양 공급보다 자율신경 안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소화, 수면, 스트레스.
이 세 가지가 흔들리면
아무리 좋은 영양제도 몸 안에서 제대로 쓰이기 어렵습니다.

성장을 위한 진짜 질문

음식이나 영양제를 탓하기 전에
아이의 몸 상태를 먼저 읽어야 합니다.

잘 먹는데 키가 안 크는 아이,
밥을 잘 안 먹는 아이,
자도 피곤해하는 아이.
이 아이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성장이 느립니다.

성장은 영양소 한 가지의 문제가 아니라,
소화-수면-자율신경이 맞물려 돌아가는
전체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영양제의 성분표를 보기 전에,
아이가 밥을 먹고 소화를 잘 시키는지,
밤에 깊이 잘 자는지,
낮 동안 긴장 없이 잘 노는지를
먼저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그 환경이 갖춰진 아이에게는
평범한 식사만으로도 충분한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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