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때문에 이비인후과나 신경과를 찾았는데,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은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귀 문제도 아니고, 뇌 문제도 아닌데
왜 자꾸 어지럽냐는 거죠.
그 단서가 의외로 목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목뼈의 커브가 사라진 구조,
즉 일자목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경추의 커브는 단순히 자세 문제가 아닙니다
정상적인 목뼈는 앞으로 완만하게 휘어진 C자 형태를 유지합니다.
이 곡선은 머리 무게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혈관이 안정적으로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목뼈의 커브가 점점 펴지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커브가 소실된 일자목 상태에서는
경추 주변 근육이 만성적으로 긴장하게 됩니다.
이 긴장이 혈관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혈관이 지나는 길, 그리고 어지럼증의 연결고리
목뼈 양옆에는 작은 구멍이 있습니다.
이 구멍을 통해 추골동맥이라는 혈관이 지나가는데,
이 혈관은 뇌 뒤쪽, 즉 소뇌와 뇌줄기로 혈류를 공급합니다.
소뇌와 뇌줄기는 우리 몸의 균형 감각을 담당하는 핵심 구조입니다.
경추 커브가 소실되면 목뼈 사이 간격이 변하고,
추골동맥이 지나는 구멍의 방향과 크기도 영향을 받습니다.
여기에 만성적인 근육 긴장까지 더해지면,
추골동맥을 통한 혈류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혈류가 불안정해지면 뇌로 전달되는 산소와 영양이 고르지 않아지고,
이것이 어지럼증이나 두중감으로 나타나게 되죠.
특히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오래 앉아서 작업한 뒤 자리에서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심해진다는 분들에게 이 기전이 연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해봐야 할 게 있습니다.
경추 구조의 변화는 혈류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닙니다.
목 주변에는 자율신경 줄기도 함께 지나가는데,
경추 주변 조직이 만성적으로 자극받으면 자율신경 조절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어지럼증의 원인은 훨씬 복잡해집니다.
목의 구조를 다시 들여다볼 이유
어지럼증이 반복되는데 귀나 뇌에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목뼈의 구조적 상태를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목이 뻣뻣하다는 증상 이상으로,
경추 커브의 소실이 혈류와 신경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넓은 범위에 걸쳐 있습니다.
어지럼증은 귀, 뇌, 혈압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자세와 구조, 그리고 혈관이 지나는 통로의 상태까지
함께 보는 시각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몸은 언제나 연결되어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곳과, 원인이 시작된 곳이
다를 수 있다는 걸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