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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어지럼증 두통 동시에 오는 이유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교통사고 이후 어지럼증과 두통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두 증상을 따로 봅니다.
어지럼증은 이비인후과, 두통은 신경과.
검사 결과는 이상 없음.
그럼에도 증상은 사라지지 않죠.

어지럼증과 두통이 같은 뿌리에서 온다는 사실,
그게 핵심입니다.

사고 이후 두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경추가 그 연결고리입니다.

사고 충격은 목뼈와 그 주변 구조물에
강한 전단력을 가합니다.
표면적으로는 뼈가 부러지지 않았더라도
인대, 근육, 신경 경로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손상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 손상은 두 방향으로 동시에 퍼집니다.

경추가 흔들리면 몸의 균형 감각이 흔들린다

우리 몸이 균형을 잡는 방식은
귀 안의 전정기관 하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눈에서 오는 시각 정보, 발바닥에서 오는 고유감각,
그리고 목에서 올라오는 고유감각이
뇌에서 통합되어야 비로소 균형이 만들어집니다.

경추에는 고유감각 수용체가 밀집되어 있습니다.
특히 상부 경추인 1번, 2번 부위는
전정계와 직접 연결된 신경 경로가 지나갑니다.

사고로 이 부위가 손상되면
뇌로 올라가는 고유감각 신호에 오류가 생깁니다.
귀에서 오는 전정 신호와 목에서 오는 신호가
서로 맞지 않게 되는 거죠.

뇌는 이 불일치를 어지럼증으로 인식합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어도
실제 균형 통합 과정에 오류가 생긴 겁니다.

이를 ‘경추성 어지럼증’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귀가 아닌 목에서 비롯된 어지럼증입니다.

증상이 머리를 돌리거나
목을 움직일 때 심해진다면
이 경로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두통과 어지럼증이 동시에 오는 이유

경추 손상이 두통을 만드는 경로는 또 다릅니다.
같은 손상에서 출발하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퍼지죠.

상부 경추에서 나오는 신경은
삼차신경핵과 수렴합니다.
이 수렴 지점을 삼차경추핵이라고 부릅니다.

목에서 오는 통증 신호가 이 경로를 통해
머리와 얼굴의 통증으로 변환되는 겁니다.

사고 후 뒤통수가 조이는 느낌,
눈 뒤쪽이 뻐근한 느낌,
관자놀이가 욱신거리는 느낌.
이 모든 것이 목에서 출발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경추 주변 근육의 긴장도 문제입니다.
사고 직후 몸은 보호 반응으로 근육을 수축시킵니다.
이 근육들이 지속적으로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
뒤통수 신경인 대후두신경을 압박합니다.

대후두신경이 압박되면 뒤통수에서 시작한 통증이
정수리, 이마, 눈 주변으로 퍼집니다.

이것이 긴장성 두통이나 경추성 두통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어지럼증과 두통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이유가
이제 조금 명확해지셨을 겁니다.
둘은 같은 손상 지점에서
서로 다른 신경 경로를 타고 동시에 올라오는 겁니다.

경추 손상이 전정계 신호를 교란하는 동시에
삼차경추 경로를 자극하면
어지럼증과 두통은 같은 시간에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증상이 오래가는 이유는 따로 있다

사고 후 시간이 지났는데도 증상이 남아 있다면,
그건 단순히 회복이 느린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경추 손상 이후 목 주변 근육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긴장을 유지합니다.
이 긴장이 풀리지 않으면
신경 압박과 고유감각 오류는 계속됩니다.

그리고 어지럼증이 지속되면
몸은 그 불안정함에 대응하기 위해
또 다른 근육 보상 패턴을 만들어냅니다.
어깨가 올라가고, 턱이 앞으로 나오고,
머리 무게 중심이 바뀝니다.

이 자세 변화는 다시 경추에 부하를 가하고,
두통과 어지럼증을 반복적으로 자극합니다.

사고 직후 증상이 가벼웠는데
몇 주 후에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가 이런 이유입니다.
손상 자체보다도 손상 이후 누적된 보상 패턴이
더 오래, 더 강하게 증상을 끌어당기는 거죠.

증상의 시작점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봐야 합니다.
교통사고 후 어지럼증과 두통이 함께 온다면,
그 출발점은 귀도 뇌도 아닌
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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