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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팽만감 임산부처럼 배가 불러오고 숨찰 때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아침에는 괜찮던 배가
저녁이 되면 임산부처럼 불러옵니다.

허리띠를 풀어도 답답하고,
심하면 숨쉬기까지 불편해집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과식이나 가스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소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이 모든 현상의 출발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장에서 세균이 과하게 자라면 생기는 일

우리 장에는 수많은 세균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균들은 원래
대장에 주로 모여 있어야 정상입니다.

소장은 영양분을 흡수하는 곳이라
세균이 적어야 하거든요.

문제는 소장에 세균이
너무 많아지는 경우입니다.

이걸 의학적으로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이라고 부릅니다.

소장에 세균이 많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가 먹은 음식,
특히 탄수화물을 세균들이 먼저 먹어치웁니다.

세균이 탄수화물을 발효시키면서
가스가 생깁니다.

수소 가스, 메탄 가스가
소장 안에서 계속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 가스가 장을 풍선처럼 부풀리고,
횡격막을 위로 밀어올립니다.

그래서 배만 빵빵한 게 아니라
숨까지 차게 되는 거죠.

왜 식이요법만으로는 해결이 안 될까

포드맵 식이요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발효가 잘 되는 특정 탄수화물을
줄이는 방법인데요.

양파, 마늘, 콩류, 밀가루,
일부 과일 같은 것들을 피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세균의 먹이가 줄어드니까
가스 생성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처음에는 효과가 있습니다.

배가 덜 부르고, 숨도 편해지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증상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세균이 과하게 자라게 된
근본 원인이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소장은 원래 연동운동을 통해
내용물을 대장 쪽으로 밀어냅니다.

이 움직임이 세균이 소장에
정착하지 못하게 쓸어내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소장 운동이 느려지면
세균이 그 자리에 머물면서 번식합니다.

식이요법은 가스의 재료를 줄일 뿐,
세균이 자라는 환경 자체는 바꾸지 못합니다.

그래서 조금만 방심하면
다시 증상이 돌아오는 겁니다.

여기에 자율신경 문제가 얽혀 있습니다.

장의 움직임은 미주신경이라는
자율신경이 조절합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거나 수면이 불규칙하면
이 신경 기능이 떨어집니다.

신경이 둔해지면 소장이 게을러지고,
세균은 더 쉽게 번식합니다.

배가 부풀어 숨이 차면 불안해지고,
불안하면 자율신경이 더 긴장합니다.

긴장한 신경은 장 운동을 더 억제하고,
세균 과증식은 더 심해집니다.

항생제로 세균을 줄여도,
운동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몇 달 뒤 다시 자랍니다.

포드맵 식이를 철저히 해도,
신경계가 장을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한계가 있습니다.

배가 말하는 것들

임산부처럼 불러오는 배는
단순히 가스가 많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소장의 움직임, 세균의 균형,
신경계의 상태가 함께 어긋났다는 신호입니다.

저녁마다 반복되는 복부 팽만이 익숙해졌다면,
몸이 보내는 이 신호를 다시 들여다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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