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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성저혈압 약 먹어도 자꾸 어지러운 이유가 뭔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약을 꾸준히 먹고 있는데도
일어설 때마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약이 안 듣는 건가?”
“더 강한 약으로 바꿔야 하나?”
이런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약의 강도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기립성저혈압에 쓰이는 약들은 애초에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약이 닿지 않는 곳에서 어지럼증이 시작되고 있다면,
약을 아무리 먹어도 그 자리를 채울 수 없습니다.
그 이야기를 오늘 해보려 합니다.

기립성저혈압 약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나요

기립성저혈압에 주로 쓰이는 약은 크게 두 가지 계열입니다.
하나는 몸 안의 수분과 나트륨을 붙잡아 혈액량을 늘리는 방식,
또 하나는 말초 혈관을 직접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혈액량을 늘리는 약은 몸에 수분이 충분히 쌓일 때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 약을 복용하면 신장에서 나트륨 배출이 억제되면서
혈관 안에 머무는 액체 양이 서서히 증가합니다.

혈관을 직접 수축시키는 약은 작용 시간이 짧고 빠릅니다.
복용 후 수 시간 안에 말초 혈관이 조여지면서 혈압이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두 약 모두 “혈압 숫자”를 올리는 데는 분명히 기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숫자가 올라간다고 해서
일어설 때 어지럼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일까요?
약이 혈압의 평균값을 높여주는 건 맞지만,
“자세가 바뀌는 그 순간”에 일어나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왜 약을 먹어도 일어설 때마다 어지러운 걸까요

사람이 누웠다가 일어서는 순간,
약 500~800mL의 혈액이 순식간에 다리와 복부 쪽으로 쏠립니다.
이때 뇌로 가는 혈류가 잠깐 줄어드는 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입니다.

정상적인 몸이라면 이 변화를 감지하고 3~5초 안에 심장 박동과 혈관 수축을 조절해서 균형을 맞춥니다.
이 반응의 중심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피가 돌아오는 흐름,
또 하나는 혈압 변화를 감지하는 수용체의 민감도입니다.

첫 번째 문제, 정맥 귀환의 저하입니다.
하지 정맥의 탄력이 떨어지거나 근육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아래쪽에 고인 혈액이 심장 쪽으로 잘 밀려 올라오지 못합니다.
혈액량이 충분해도 심장으로 돌아오는 양이 부족하면
심장이 내보낼 수 있는 혈액 자체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 현상은 약이 혈액 총량을 늘려도 해결이 안 됩니다.
혈관 안의 물이 많아도, 그 물이 위로 안 올라오면 소용이 없는 거죠.

두 번째 문제는 압수용체 민감도 저하입니다.
목 부근과 대동맥 부근에는 혈압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수용체가 있습니다.
이 수용체가 둔해지면, 혈압이 뚝 떨어지는 순간에도 몸이 그 신호를 제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결국 혈관을 수축시키라는 명령이 늦게 내려지고,
그 사이 뇌로 가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끊기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말초 혈관 수축제는 혈관을 조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감지 기능 자체가 느려진 문제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신호를 받는 장치가 고장 난 상태에서
조이는 힘만 키운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어지럼증이 반복됩니다.
약이 약해서가 아니라,
약이 닿는 지점과 문제가 생긴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어지럼증의 진짜 입구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약은 분명히 필요한 도구입니다.
혈액량을 보충하고 혈관 수축을 보조하는 역할,
그 범위 안에서는 의미 있는 효과를 냅니다.

그런데 몸이 자세 변화에 반응하는 과정은
혈압 숫자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정맥을 통한 혈액 귀환, 수용체의 민감도, 자율신경의 반응 속도,
이 흐름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비로소 “일어서도 괜찮은 몸”이 됩니다.

약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그냥 두면,
그 지점이 계속해서 어지럼증을 끌어당기게 됩니다.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약의 효과를 의심하기 전에
지금 어지럼증이 어느 지점에서 시작되고 있는지를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립성저혈압 약을 먹는데도 일어설 때 어지러운 이유는 뭔가요?

A. 기립성저혈압 약은 혈액량을 늘리거나 말초 혈관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혈액이 돌아오는 흐름이 약하거나, 혈압 변화를 감지하는 수용체 민감도가 떨어진 경우에는 약이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못합니다.

Q. 기립성저혈압에서 정맥 귀환이 왜 중요한가요?

A. 일어서는 순간 혈액이 다리와 복부 쪽으로 쏠리는데, 이때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혈액이 빠르게 돌아와야 뇌로 가는 혈류가 유지됩니다. 하지 정맥의 탄력이 떨어지거나 근육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혈액이 아래쪽에 고여 어지럼증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Q. 압수용체 민감도 저하가 어지럼증과 관련이 있나요?

A. 네, 혈압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수용체가 둔해지면 혈압이 떨어지는 순간에도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합니다. 혈관 수축 명령이 늦게 내려지는 사이 뇌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순간적인 어지럼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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