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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동 경도인지장애 약 없이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알고 싶어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고 나면,
대부분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을 먹거나, 기다리거나.

그런데 인지 저하는 단순히 뇌세포가 하나씩 꺼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뇌에 에너지가 제대로 공급되고 있는지,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능력이 살아 있는지,
이 두 가지가 인지 기능의 속도를 실질적으로 결정합니다.

그 말은 곧, 약 이전에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는 아직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구간입니다.
이 시기에 뇌에 어떤 조건을 만들어주느냐가,
이후의 경과를 크게 가릅니다.

오늘은 그 조건들이 무엇인지,
생리학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뇌는 왜 서서히 흐릿해질까요

뇌는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입니다.
전체 체중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산소 소비량은 전체의 약 20%를 차지합니다.

이 에너지를 만드는 핵심 공장이 바로 미토콘드리아입니다.
뇌세포 하나에 수천 개가 들어 있고,
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지면
뇌는 가장 먼저 기억과 집중을 포기합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뇌에서 가장 먼저 확인되는 변화 중 하나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포도당 대사 감소입니다.

뇌에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시냅스 연결이 약해지고,
정보를 저장하거나 꺼내는 속도가 느려지게 됩니다.

동시에 뇌 혈류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혈류가 줄어들면 산소와 영양 공급이 떨어지고,
뇌 노폐물 제거 시스템도 함께 둔해집니다.

뇌에는 수면 중 작동하는 노폐물 배출 통로가 있는데,
이 통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뇌 혈류의 리듬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즉, 인지 저하는 뇌세포가 줄어서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에너지 공급이 흔들리고,
청소가 안 되고,
연결이 약해지는 과정이
먼저 쌓이는 겁니다.

신경 가소성이 살아 있어야 인지 저하를 늦출 수 있습니다

신경 가소성이란 뇌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기존의 연결을 강화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은 나이가 들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는 신경 가소성이 아직 작동하고 있고,
이 시기에 어떤 자극을 주느냐가 이후 경과를 바꿉니다.

신경 가소성을 촉진하는 핵심 물질 중 하나가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DNF)입니다.
이 물질은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고,
기존 뇌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BDNF는 가만히 있어서는 늘어나지 않습니다.
유산소 운동, 수면, 새로운 인지 자극,
이 세 가지가 가장 강력하게 분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내용입니다.

단순 걷기조차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면
해마의 부피 감소 속도가 줄어든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해마는 기억을 저장하는 중추 구조입니다.

여기에 더해 수면의 질이 무너지면
BDNF 분비가 억제되고,
미토콘드리아 회복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가 스스로를 재건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줄어들거나 분절되면,
낮 동안의 자극이 아무리 좋아도
축적이 어렵습니다.

뇌 혈류도 가소성과 연결됩니다.
혈류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새로운 연결에 필요한 산소와 에너지가
제때 공급될 수 있습니다.

결국 신경 가소성은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혈류, 에너지 대사, 수면이 함께 받쳐줄 때
뇌의 재건 능력이 실제로 발휘됩니다.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필요한 건 ‘조건’입니다

경도인지장애를 약 없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은,
사실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뇌가 스스로 유지하고 회복할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가.

뇌 혈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에너지를 만들게 하는 것,
수면 중 청소와 재건이 이뤄지게 하는 것,
그리고 BDNF가 분비될 수 있는 자극을 꾸준히 주는 것.

이 네 가지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하나가 흔들리면 나머지도 영향을 받고,
하나가 좋아지면 나머지도 함께 움직입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를 단순히 ‘치매 전 단계’로만 보면
할 수 있는 것도 줄어듭니다.

반대로 이 시기를 뇌의 조건을 정비할 수 있는 구간으로 보면,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집니다.

약이 필요한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약이 전부가 아닌 이유는,
약이 뇌의 조건을 만들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인지 저하를 늦추는 실질적인 힘은
뇌 자체가 회복할 수 있는 환경 안에 있습니다.

그 환경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그것이 핵심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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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반드시 진행되나요?

A.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모든 분이 치매로 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는 정상 인지 기능으로 돌아오기도 하며, 이 단계에서 뇌 혈류와 에너지 대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이후 경과에 영향을 줍니다.

Q. 경도인지장애에 걷기 운동이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A. 유산소 운동은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 분비를 촉진하고, 해마 부피 감소 속도를 늦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주 3회 이상 꾸준히 걷는 것만으로도 뇌의 신경 가소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 수면이 인지 기능과 관계가 있나요?

A. 수면 중에는 뇌의 노폐물 배출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신경 재건에 필요한 물질이 분비됩니다.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 미토콘드리아 회복과 기억 저장 과정 모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지 기능 관리에서 수면은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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