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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항불안제 먹는데 근본 원인은 따로 있는 건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어지럼증이 반복될 때 항불안제를 처방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약을 먹는 동안에는 증상이 줄어드는 느낌이 들기도 하죠.

그런데 약을 끊으면 다시 시작되고,
복용 중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약이 틀린 게 아닙니다.
다만 어지럼증의 구조 전체를 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어지럼증이 왜 반복되는지를 이해하려면,
뇌가 균형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뇌는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까

몸의 균형은 귀 안쪽의 전정기관,
눈의 시각 정보, 발바닥과 관절의 감각이
뇌에서 실시간으로 통합되면서 유지됩니다.

이 세 가지가 서로 일치하는 정보를 보낼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 곳에서 보내는 신호가 어긋나면,
뇌는 그 불일치를 처리하지 못하고 어지럼증이 발생합니다.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뇌는 잘못된 신호를 받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불안 반응이 함께 활성화된다는 겁니다.
뇌 입장에서 균형 신호의 오류는 곧 위험 신호이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각성 상태를 높이는 방향으로 반응합니다.

이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은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고, 호흡을 얕게 만들고,
전정 신호에 대한 뇌의 민감도를 더욱 높입니다.

어지럼증이 불안을 만들고,
불안이 다시 어지럼증을 증폭시키는 구조가 생기는 겁니다.

항불안제는 바로 이 불안 반응의 고리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복용 중에는 어지럼증이 덜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항불안제가 닿지 못하는 부분

약이 불안 반응을 줄여주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어지럼증의 구조에는 약이 직접 작용하지 않는 두 가지 층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율신경 조절 기반입니다.

자율신경은 심장 박동, 혈압, 혈액 순환, 호흡을
자동으로 조율하는 시스템입니다.
전정기관으로 가는 혈류도 자율신경이 관리합니다.

자율신경 조절이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전정기관이 받는 혈류와 산소 공급이 흔들립니다.

이 상태에서는 어지럼증이 피로할 때,
날씨가 바뀔 때, 자세를 바꿀 때처럼
특정 조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항불안제는 불안 회로에 작용하지만,
자율신경의 조절 안정성 자체를 회복시키지는 않습니다.

두 번째는 전정 보상입니다.

전정기관 중 한쪽이 손상되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뇌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차이를 스스로 보정하려 합니다.
이 과정을 전정 보상이라고 합니다.

전정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뇌가 불균형한 신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적응해야 합니다.

그런데 항불안제는 신경계의 전반적인 흥분을 억제합니다.
이 과정에서 뇌가 전정 신호를 학습하고 적응하는 속도도 함께 느려질 수 있습니다.

즉, 불안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뇌가 균형 기능을 스스로 재조율하는 능력에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자율신경 조절 기반이 흔들리고,
전정 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약을 먹는 동안에도 어지럼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약을 끊으면 다시 시작되는 패턴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지럼증이 오래간다면, 불안 회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자율신경과 전정 보상이라는 두 층을 함께 봐야 합니다.

반복되는 어지럼증이 보내는 신호

어지럼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반복된다는 것은,
뇌와 몸이 아직 균형을 다시 찾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약이 효과가 없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해결되지 않은 층이 따로 있다는 신호입니다.

불안 회로, 자율신경 조절, 전정 보상은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구조입니다.

어느 한 층만 다루면
나머지 층이 계속 끌어당기는 겁니다.

어지럼증을 오래 안고 살아온 분들이
왜 쉽게 낫지 않는지,
그 구조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다음을 어떻게 바라볼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어지럼증에 항불안제를 먹으면 왜 일시적으로 좋아지나요?

A. 어지럼증이 생기면 뇌는 이를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 불안 반응을 함께 활성화합니다. 항불안제는 이 불안 회로를 억제해 어지럼증의 민감도를 일시적으로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자율신경 조절이나 전정 보상 자체에는 직접 작용하지 않아 근본적인 해소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어지럼증이 피곤할 때나 날씨 바뀔 때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런 패턴은 자율신경 조절 기반이 불안정할 때 자주 나타납니다. 자율신경은 전정기관으로 가는 혈류를 조율하는데, 피로나 기압 변화 같은 자극에 자율신경이 흔들리면 전정 신호도 함께 불안정해집니다. 특정 조건에서 반복되는 어지럼증은 이 자율신경 조절의 문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전정 보상이 이루어지면 어지럼증이 사라지나요?

A. 전정 보상은 뇌가 손상된 전정 신호의 차이를 스스로 보정해나가는 과정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지럼증이 줄어드는 핵심 기전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이 보상이 완전히 이루어지려면 뇌가 전정 신호에 충분히 노출되고 적응해야 하며, 신경계의 전반적인 활성도가 지나치게 억제되면 이 과정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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