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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역 당뇨 신경병증 발이 타는 듯 뜨거운 느낌이 자꾸 나는 이유가 있나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발에 불을 붙인 것처럼 뜨겁고 따갑다는 표현,
당뇨가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거나
주변에서 들어봤을 겁니다.

그런데 이 느낌이 왜 생기는지 제대로 설명을
듣기는 쉽지 않죠.
“신경이 손상됐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작열통은 단순히 신경이 닳아서 생기는
통증이 아닙니다.
손상된 신경이 오히려 과도하게 흥분 상태가 되면서
없는 자극에도 뜨거움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이 과정을 이해하면, 왜 이 증상이 밤에 더 심해지고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지 납득이 됩니다.

손상된 신경이 오히려 더 시끄러워지는 이유

말초신경 중에서 특히 가는 신경 섬유들이 있습니다.
이 섬유들은 통증과 온도, 특히 뜨거운 자극을
감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당뇨 환경에서는 높은 혈당이 이 가는 섬유들을
가장 먼저, 가장 빠르게 손상시킵니다.

발 끝에서부터 시작해 서서히 위쪽으로 올라가는
양상이 전형적인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문제는 이 섬유들이 손상됐을 때의 반응입니다.
죽거나 기능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흥분 역치가 낮아지면서
아주 약한 자극에도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이불이 닿는 정도의 압력,
약간의 온기,
심지어 아무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도
통각수용체가 신호를 발사하게 되죠.

이렇게 되면 뇌는 실제로 뜨거운 것이 없어도
“지금 발이 타고 있다”는 신호를 계속 받게 됩니다.

이것이 작열통의 출발점입니다.

발만의 문제가 아니라 척수까지 바뀐다는 것

말초에서 계속 과잉 신호가 올라오면,
그 신호를 받는 척수 뒤쪽의 신경세포들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들어오는 신호에 맞게 반응하다가,
반복적인 과잉 자극이 지속되면 척수 신경세포
자체의 흥분성이 올라가는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을 중추 감작이라고 합니다.

중추 감작이 형성되면 일이 복잡해집니다.
말초에서 오는 신호가 아주 약해도
척수에서 크게 증폭해 뇌로 전달하기 때문에,
자극의 크기와 느끼는 강도가 일치하지 않게 됩니다.

발이 타는 느낌이 가만히 있어도 나타나거나,
찬물에 담궈도 뜨겁게 느껴지거나,
살짝 스치는 것만으로 극심한 통증이 오는 것,
이 모든 것이 척수 단계에서의 변화와 연결됩니다.

결국 작열통이 오래되면 될수록,
말초 신경의 문제에 더해 척수 자체의 변화가
함께 쌓여가는 구조가 됩니다.

그래서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형성된 작열통이 바로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이 한 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자율신경 손상이 동반되면 발의 혈류 조절이 깨집니다.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되거나 불안정하게 움직이면서
발이 실제로 뜨거워지기도 하고,
이것이 다시 통각 섬유를 자극하는
또 다른 경로가 됩니다.

말초 신경, 척수, 자율신경,
이 세 가지 경로가 서로 다른 속도로
같은 증상을 향해 수렴하는 구조입니다.

왜 이 증상은 밤에 더 심해질까요

낮에는 어느 정도 버티다가
밤이 되면 발이 더 뜨겁고 아프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건 단순히 피로가 쌓여서가 아닙니다.

낮에는 다양한 감각 자극들이 들어오면서
통각 신호가 어느 정도 억제됩니다.
걷고, 보고, 듣는 자극들이 뇌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데 밤이 되어 조용해지면
억제 자극이 사라지고,
척수와 뇌는 말초에서 올라오는
통각 신호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결국 같은 신호인데도 밤에는 더 크게 느껴지는,
감각계의 구조적인 특성이 여기서 드러나는 겁니다.

당뇨 신경병증의 작열통은
한 가지 이유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말초 통각수용체가 과활성화되어 있는지,
척수 감작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지,
자율신경 경로가 혈류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이 층위들을 나눠서 볼 수 있어야
왜 지금 이 증상이 이렇게 나타나는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발이 탄다는 느낌은 몸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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