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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양쪽 다 아프면 편두통 아닌 건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한쪽만 아파야 편두통”이라는 말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양쪽이 다 욱신거리면 편두통이 아닌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다릅니다.

양쪽 머리가 다 아파도 편두통일 수 있고, 오히려 그게 더 오래된 편두통의 신호일 때가 있습니다.

편두통 진단에서 ‘한쪽’이 의미하는 것

편두통 진단에는 여러 기준이 있습니다.

박동성 통증, 움직이면 더 심해지는 것, 속 메스꺼움, 빛이나 소리에 민감해지는 것. 이 중 몇 가지를 함께 충족해야 편두통으로 봅니다.

‘한쪽 머리’는 이 기준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편측성은 편두통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특징이지,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조건이 아닙니다.

실제 임상 통계를 보면 편두통 환자 중 양쪽이 다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30~40%에 달합니다.

“한쪽만 아파야 편두통”이라는 말이 반쪽짜리 사실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왜 양쪽으로 퍼지는 걸까요

편두통의 통증은 삼차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시작됩니다.

이 신경이 자극되면 혈관 주변에서 신경펩타이드가 방출되고, 뇌를 감싸는 막 주변 조직이 예민해집니다.

처음엔 한쪽에서 시작되더라도, 이 과정이 반복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통증 신호를 처리하는 중추가 점차 과민해지면서, 자극이 없어도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이걸 중추 감작이라고 하는데, 이 상태가 되면 통증은 더 이상 한쪽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양측 삼차신경핵이 동시에 활성화되기 때문에, 양쪽이 다 욱신거리는 양상으로 바뀌는 겁니다.

양측 통증이 오히려 더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역설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양쪽이 아프면 “편두통이 아닌가 보다”고 생각하고 방치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본 것처럼, 양측으로 퍼진다는 건 중추 감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처음엔 한쪽이었던 통증이 양쪽으로 번져간다면, 그건 편두통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흐름일 수 있습니다.

오해 때문에 방치하면, 발작 횟수가 늘고, 중추 감작은 더 강해집니다.

월 15일 이상 머리가 아프면 만성 편두통으로 분류되는데, 그 출발점이 “어차피 편두통도 아닌데”라는 오해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진단 기준보다 먼저 봐야 할 것

결국 중요한 건 ‘어느 쪽이 아프냐’가 아닙니다.

통증이 박동성인지, 움직일 때 더 심해지는지, 빛이나 소리가 불편한지, 속이 메스꺼운지.

이런 특징들이 얼마나 함께 나타나느냐가 핵심입니다.

양쪽이 다 아프더라도 이 요소들이 겹친다면, 편두통으로 봐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한쪽만”이라는 단편적인 기준 하나에 기대어 스스로 진단을 내리고 넘어가다 보면, 실제로 필요한 평가를 놓치게 됩니다.

두통의 패턴을 좀 더 넓게,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살펴보는 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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