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약을 먹어도, 소화제를 먹어도,
수면제를 써도 잠깐뿐입니다.
왜 이 증상들이 따로 생기지 않고
한꺼번에 몰려오는 걸까요?
이유를 알면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율신경실조증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 비슷한 의문이 생깁니다.
도대체 왜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걸까.
이 증상들은 서로 다른 병이 아닙니다.
하나의 조절 시스템이 흔들리면서
나타난 여러 갈래의 결과입니다.
자율신경이 흔들리면 온몸이 흔들립니다
자율신경은 우리 몸의
자동 조절 장치입니다.
심장 박동, 혈압, 소화, 체온, 수면까지
의식하지 않아도 알아서 맞춰줍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긴장하고 활동할 때 작동하는 교감신경,
쉬고 회복할 때 작동하는 부교감신경.
문제는 이 둘의 균형이 깨질 때 생깁니다.
교감신경이 과하게 항진되면
혈관이 수축합니다.
머리로 가는 혈류가 불안정해지면서
두통이 생기고,
뇌간의 혈류 조절이 흔들리면
어지럼증이 나타납니다.
부교감신경 중에서도
특히 미주신경이 제 역할을 못 하면
위장 운동이 느려집니다.
음식이 제대로 내려가지 않으니
더부룩함이 생기죠.
밤이 되어도 교감신경이 꺼지지 않으면
잠이 안 옵니다.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말똥말똥한 상태.
수면이 부족하면
다음 날 피로가 쌓입니다.
피로가 쌓이면 자율신경은 더 불안정해지고,
증상이 또 심해집니다.
왜 한 가지 증상만 치료하면 안 낫는가
두통이 있으면 진통제를 씁니다.
소화가 안 되면 소화제를 씁니다.
잠이 안 오면 수면제를 처방받습니다.
각각의 증상에 각각의 약을 쓰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잠깐 좋아졌다가
금방 다시 나빠집니다.
이 증상들은 독립된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가지들입니다.
가지만 잘라내면 또 자랍니다.
자율신경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머리 아픈 것만 잡아도, 체한 것만 잡아도,
근본적인 조절 능력은 그대로 약합니다.
더 까다로운 점이 있습니다.
이 증상들이 서로를 악화시킵니다.
소화가 안 되면 밤에 뒤척입니다.
뒤척이면 수면의 질이 떨어집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다음 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픕니다.
피로가 쌓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가고,
이게 다시 자율신경을 흔듭니다.
증상과 증상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기존 접근의 한계는
이 연결을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두통은 신경과,
소화불량은 소화기내과,
불면증은 정신건강의학과.
각 과에서 자기 영역만 다룹니다.
하지만 몸은 진료과목별로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하나의 시스템이 전체를 조율하고 있었고,
그 시스템이 흔들린 겁니다.
증상의 숫자가 아니라 조절 능력의 문제입니다
두통, 어지럼증, 소화불량, 불면증, 만성피로.
다섯 가지나 되는 문제를
어떻게 한꺼번에 해결하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시각을 바꿔보면
오히려 단순해집니다.
다섯 가지 병이 따로 생긴 게 아닙니다.
하나의 조절 시스템이 약해지면서
여러 방향으로 신호가 새어나온 겁니다.
조절 능력이 회복되면
증상들은 함께 줄어듭니다.
수면이 깊어지면 피로가 줄고,
피로가 줄면 자율신경이 안정되고,
자율신경이 안정되면
소화도 머리도 함께 나아집니다.
몸은 원래 스스로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능력이 돌아올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