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뻐근하고 다리 쪽으로 저린 느낌이 이어질 때,
많은 분들이 “허리 디스크인가?” 하고 먼저 의심합니다.
그런데 MRI를 찍어봐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더 혼란스러워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엉덩이 통증과 다리 저림이 반드시 척추에서 시작되는 건 아닙니다.
이상근이라는 엉덩이 깊숙한 근육이 좌골신경을 압박할 때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달라도, 느껴지는 감각은 상당히 비슷합니다.
어디서 시작된 통증인지를 구별하지 못하면
증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몸은 계속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좌골신경통, 원인이 하나가 아닌 이유
좌골신경은 사람 몸에서 가장 굵고 긴 신경입니다.
허리 4번, 5번과 엉치뼈 신경이 합쳐져 엉덩이를 지나
발끝까지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이 경로 어디에서든 압박이 생기면
저림, 타는 듯한 통증, 당김이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좌골신경통 하면 허리 디스크를 먼저 떠올리지만,
신경이 눌리는 위치는 척추만이 아닙니다.
엉덩이 깊은 곳에 있는 이상근이 긴장하거나 두꺼워지면
그 아래를 통과하는 좌골신경이 눌리게 됩니다.
이것이 이상근증후군입니다.
전체 좌골신경통 환자의 약 6~8% 정도가
이상근 압박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숫자가 적어 보일 수 있지만,
허리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 분들 중에
이 경우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꽤 됩니다.
이상근 압박과 디스크, 어디서 차이가 드러나는가
두 가지는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디스크성 좌골신경통은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오래 앉아 있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이상근증후군은 앉은 자세에서 엉덩이 깊은 곳에 통증이 집중되고,
다리를 안쪽으로 모으거나 비틀 때 증상이 악화되는 패턴을 보입니다.
이상근은 고관절을 바깥쪽으로 회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이 근육이 긴장 상태일 때는
발끝이 바깥으로 벌어지는 자세가 고착되기도 합니다.
오래 앉아서 일하거나 운전을 많이 하는 분들,
다리를 꼬는 습관이 있는 분들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허리가 아닌 엉덩이 한가운데를 누를 때 깊은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상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디스크는 기침이나 재채기처럼 복압이 올라가는 순간
통증이 확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근증후군에서는 그런 반응이 덜합니다.
대신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계단을 내려올 때처럼 엉덩이 근육이 실제로 움직이는 순간
통증이 더 도드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상근증후군은 허리 자체의 통증이 없거나 매우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주된 불편함이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에 집중되어 있고,
허리 영상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이 가능성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몸이 보내는 위치 정보를 정확히 읽는 게
진짜 출발점입니다.
같은 저림이라도, 출발점을 다르게 봐야 합니다
엉덩이 통증과 다리 저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어디서 시작된 신호인지를 파악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척추에서 신경이 눌리는 것과
근육이 신경을 옥죄는 것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같아 보이는 증상이라도 원인이 다르면
접근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이상근은 단독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골반의 틀어짐, 고관절 움직임의 제한,
반복된 자세 습관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을 때가 많습니다.
한쪽 다리에만 증상이 나타나거나,
특정 자세에서만 통증이 집중된다면
그 패턴 자체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몸은 항상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 신호를 어디서 읽어내느냐가
같은 증상을 전혀 다르게 보이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