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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원인 조용한 곳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날 때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밤에 잠자리에 누우면 들리는
귀뚜라미 같은 소리.

귀 검사를 해봐도 이상이 없다면,
소리의 원인이 귀가 아닐 수 있습니다.

턱을 움직이거나 고개를 돌릴 때
소리가 변한 적이 있다면,
그건 꽤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귀에서 시작된 문제가 아니라,
턱과 목에서 출발한 신호가
뇌에서 소리로 바뀌고 있는 겁니다.

이런 유형의 이명이 왜 생기는지,
그 기전을 살펴보겠습니다.

턱과 목의 신호가 소리로 바뀌는 과정

귀에서 들어온 소리 신호는
뇌간의 청각핵으로 전달됩니다.

그런데 이 청각핵 바로 옆에
삼차신경핵이라는 곳이 있어요.

턱관절과 얼굴 근육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의 중계소입니다.

두 신경핵이 뇌간에서
아주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한쪽의 신호가 다른 쪽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교근이나 익상근 같은 씹는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게 됩니다.

이 긴장 신호가 삼차신경을 타고
뇌간으로 올라가죠.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과도한 근긴장 신호가
옆에 있는 청각핵까지 자극하면,

뇌는 실제로 소리가 들어온 것처럼
처리해버리는 겁니다.

외부에서 소리가 들어온 게 아닌데,
뇌가 소리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목 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흉쇄유돌근이나 후두 아래쪽 근육들이
뻣뻣하게 굳으면,

경추 신경을 통해
비슷한 간섭이 일어납니다.

귀와 직접 관련 없는 근육의 문제가
소리로 변환되는 거죠.

턱, 목, 그리고 뇌가 서로를 자극하는 구조

이 유형의 이명이 잘 낫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턱관절이 틀어지면
씹는 근육만 긴장되는 게 아닙니다.

턱과 목은 근막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교근의 긴장이 흉쇄유돌근으로
퍼져갑니다.

목이 뻣뻣해지면 어깨까지 경직되고,
이게 다시 턱을 더 조이게 만들죠.

턱이 목을 굳히고,
목이 다시 턱을 조이는 고리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여기에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긴장하면 무의식적으로
이를 악물게 되는데,
이 습관이 턱관절 부하를 키웁니다.

수면 중 이갈이도 같은 맥락이에요.

그런데 이명 자체가
스트레스 원인이 됩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계속 소리가 들리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불안감이 높아지죠.

불안은 근긴장을 더 심하게 만들고,
근긴장은 이명을 더 키웁니다.

귀 검사만 해서 이상이 없다고 하면,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갑니다.

그 사이 턱과 목의 긴장 패턴은
점점 고착되고,

뇌가 이 비정상적 신호에
적응해버립니다.

뇌가 한 번 이 신호를
‘소리’로 학습하면,

근긴장이 약간만 생겨도
이명이 되살아납니다.

저는 이런 경우를 볼 때,
소리 자체보다 턱과 목의 긴장 패턴이
얼마나 고착되었는지를
더 주의 깊게 봅니다.

소리의 크기보다 긴장의 깊이가
회복 속도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소리의 출발점이 귀가 아닐 때

귀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이명은
답답한 일입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청각 기관 자체에 손상이 생긴 게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죠.

문제는 소리를 만들어낸
근긴장 신호에 있고,

이 신호의 출발점은
턱과 목입니다.

고개를 돌리거나 턱을 움직일 때
이명의 크기나 높낮이가 변한다면,

그건 귀가 아니라 근골격계에서 오는
신호라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그 연결고리를 알고 나면,
이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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