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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역 경추성두통 MRI에 디스크 나왔는데 두통이 여기서 오는 건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MRI 결과지를 들고 “목 디스크가 있으니 두통도 거기서 오는 거 아닐까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이에요.

그런데 이 질문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전제가 숨어 있습니다.
MRI에 구조적 이상이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두통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늘은 경추성 두통을 판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단순히 영상 소견만으로는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지
그 이유를 풀어보려 합니다.

목에서 두통이 오는 경로, 실제로 어떻게 생겼나

경추성 두통은 목의 구조물에서 시작된 통증 신호가
뒤통수, 측두부, 심하면 눈 뒤쪽까지 퍼지는 두통입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목 위쪽 신경과 머리로 가는 신경이
뇌간 안에서 하나의 경로로 합쳐지기 때문입니다.

이 경로를 삼차신경-경추 수렴 경로라고 부릅니다.
얼굴과 머리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과
목 위쪽 신경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이 수렴 구역입니다.

그래서 C1, C2, C3 수준의 목 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뇌는 그 신호를 머리에서 오는 것처럼 해석하게 됩니다.

목에서 출발한 신호가 머리 통증으로 느껴지는 건,
뇌가 신호의 출처를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목 디스크 자체보다 이 수렴 경로가 얼마나 민감하게 활성화돼 있는지가
두통 발생에 훨씬 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MRI 소견이 있어도 두통이 거기서 오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사실 40세 이상 성인의 MRI를 찍으면
상당수에서 경추 디스크 소견이 보입니다.
그중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고, 전혀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사실 하나가 이미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구조적 이상이 곧 증상의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경추성 두통을 판별할 때 단순 영상 소견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목의 특정 움직임이나 자세에서 두통이 유발되거나 악화되는지.
둘째, 한쪽 뒤통수에서 시작해 앞쪽으로 퍼지는 특정한 방향성이 있는지.
셋째, 목의 해당 분절을 직접 압박했을 때 두통이 재현되는지.

이 세 가지가 충족될수록 경추성 두통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목을 아무리 움직여도 두통과 무관하다면,
MRI에 디스크가 있어도 그게 두통의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많은 경우 두 가지가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경추 구조 이상이 실제로 기여하되, 그것만으로 두통이 설명되지는 않는 상황이요.

두통이 오래 지속될수록, 원래 원인과 무관하게
수렴 경로 자체가 과민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합니다.

이걸 중추 감작이라고 부르는데,
이 상태에서는 목을 치료해도 두통이 잘 가라앉지 않는 이유가 됩니다.

결국 목의 구조 이상이 두통의 방아쇠를 당겼더라도,
그 신호를 증폭시키고 유지시키는 경로가 따로 형성됐다면
둘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전체 그림이 보이게 됩니다.

경추 구조와 신경 수렴 경로, 그리고 중추 감작의 정도를
동시에 평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원인이 여러 층으로 겹쳐 있을 때

경추성 두통이라는 이름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안에 구조적 문제, 신경 경로의 민감도, 뇌의 신호 처리 방식이
각각 다른 비중으로 섞여 있습니다.

MRI 소견은 그 중 하나의 층을 보여주는 창일 뿐입니다.
그 창을 통해 전체를 봤다고 결론 내리면,
나머지 층은 계속 눈에 띄지 않은 채 남게 됩니다.

“목에 디스크가 있으니 목을 치료하면 된다”는 접근이
때로 두통 해결에 충분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느 층이 실제로 두통을 주도하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
그게 경추성 두통을 볼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입니다.

구조 이상이 있어도 두통이 없는 사람이 있고,
구조 이상이 없어도 두통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영상 하나로 닫히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층위를 나눠 보는 관점이 생기면,
지금까지 풀리지 않던 부분이 다르게 읽히기 시작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추성두통과 일반 긴장성두통은 어떻게 구별하나요?

A. 경추성두통은 목의 특정 움직임이나 자세에서 두통이 유발되거나 악화되고, 한쪽 뒤통수에서 시작해 앞쪽으로 퍼지는 방향성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긴장성두통은 양쪽이 조이는 느낌이 주를 이루며 목 움직임과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혼합형도 흔하기 때문에 유발 패턴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Q. MRI에서 목 디스크가 발견됐는데 두통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나요?

A. 경추 디스크 소견이 있어도 두통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목 움직임에 따른 두통 유발 여부, 특정 분절 압박 시 두통 재현 여부 등 임상적 기준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영상 소견만으로는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중장년층에서는 무증상 디스크 소견이 상당히 흔합니다. 구조 이상과 실제 두통 발생 사이에는 신경 수렴 경로의 민감도라는 변수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Q. 목 치료를 받아도 두통이 낫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A. 두통이 오래 지속되면 목에서 시작된 신호와 관계없이 뇌의 신호 처리 경로 자체가 과민해지는 중추 감작 상태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목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과민해진 수렴 경로가 계속 두통 신호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납니다. 경추 구조와 신경 경로의 민감도를 분리해서 평가해야 두통이 지속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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