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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진단 받았는데 점막 회복이 가능한 건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 진단을 받으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미 바뀐 점막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가능성을 막는 요인들이
동시에 여러 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위 점막은 끊임없이 재생을 시도하는 조직입니다.
정상적으로는 3~5일 주기로 상피세포가 교체됩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인해 이 재생 사이클이
지속적으로 방해를 받으면,
손상이 누적되고 결국 점막의 성격 자체가 바뀌게 됩니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닙니다.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친 반복 손상의 결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방향으로 되돌리는 것도
단 하나의 원인을 제거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위 점막이 손상되는 경로,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위 점막이 손상되는 경로 중
가장 잘 알려진 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위산입니다.
그런데 실제 임상에서는
헬리코박터를 제균하고 나서도
위축이나 장상피화생이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손상 과정에는 감염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산화 스트레스라는 별도의 경로가 함께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 수준에서 발생합니다.
염증 반응이 생기면 면역 세포들이 활성산소를 방출하는데,
이 물질이 점막 세포의 DNA와 세포막을 직접 공격합니다.
헬리코박터가 사라져도 이 산화 손상이 이미 누적되어 있다면
재생 속도가 손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게 됩니다.

여기에 점막 혈류 저하가 더해집니다.
위 점막은 산소와 영양분을 혈류로 공급받아야
정상적인 세포 재생이 가능합니다.
만성 스트레스, 흡연, 혈관 수축 등 여러 이유로
점막 미세혈관의 혈류가 줄어들면,
세포 재생에 필요한 원료 자체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됩니다.

위 점막에는 뮤신이라는 점액층이 있습니다.
이 층이 두껍게 유지되어야 위산으로부터 점막을 보호할 수 있는데,
혈류가 줄고 산화 손상이 반복되면
뮤신 분비 세포도 기능이 저하됩니다.
결과적으로 방어막이 얇아지고,
손상은 더 깊은 층까지 파고들게 됩니다.

회복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재생 억제’에 있습니다

위축성위염에서 위 점막의 특수 세포들,
즉 벽세포나 주세포의 수가 줄어드는 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덜 알려진 것이 있습니다.
손상된 점막 자체가 재생 신호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변질된다는 겁니다.

정상 점막에는 위 줄기세포 감에서
새로운 점막 세포를 만들어내는 기전이 있습니다.
이 기전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프로스타글란딘 같은 점막 보호 인자의 분비가 충분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성 염증 환경에서는
이 보호 인자의 합성이 오히려 억제됩니다.
위산 억제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위 내 산도가 낮아지는 대신,
가스트린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점막 세포의 성격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재생 억제 요인들은 외부에서 오는 것만이 아니라
위장 내부 환경의 변화에서도 비롯됩니다.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 세포가
소장이나 대장 점막과 유사한 세포로 바뀌는 현상입니다.
이 변화는 위 점막이 오랜 손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일종의 적응 반응으로 해석됩니다.
생존을 위한 변형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 상태가 고착되면 위 본연의 기능이 점점 약해집니다.
소화 효소와 위산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줄어들고,
음식물을 충분히 분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소화 불량, 더부룩함, 식후 팽만감이 지속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산화 스트레스·혈류 저하·재생 억제라는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관리되어야 합니다.

이 중 하나만 해결해서는
나머지 두 요인이 계속해서 손상 흐름을 유지시킵니다.

점막은 지금도 회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위 점막은 체내에서 재생 능력이 가장 활발한 조직 중 하나입니다.
손상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도,
세포들은 계속해서 분열하고 교체되려 합니다.

문제는 회복하려는 힘보다 손상시키는 힘이 더 클 때입니다.

그 균형을 어디서 무너뜨리고 있는지를 찾는 것,
그게 점막 회복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입니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이미 끝난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 점막이 얼마나 더 나빠지지 않도록 조건을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재생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하나씩 줄여갈 수 있는지가
지금 시점에서 가장 실질적인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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