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놀이 부근에서
심장이 뛰는 것처럼 쿵쿵거리는 느낌.
손을 대보면 실제로 박동이 만져지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왼쪽 머리에서만 나타나면,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은 뇌의 문제가 아닙니다.
관자놀이 바로 아래를 지나는 혈관이
평소보다 세게 뛰면서
그 박동이 통증으로 느껴지는 겁니다.
왜 갑자기 혈관 박동이 강해지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관자놀이 아래 혈관이 뛰는 이유
머리로 가는 혈관 중에
측두동맥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혈관은 관자놀이 부근을 지나가는데,
피부 바로 아래 얕은 곳에 위치해 있어요.
그래서 다른 혈관보다
박동이 쉽게 느껴집니다.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혈관이 확장되거나
심장 박동이 세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혈관 벽이 팽창할 때마다
주변 신경이 자극을 받습니다.
이 신경 자극이 뇌로 전달되면서
쿵쿵거리는 박동감과 함께
통증이 느껴지는 거죠.
왜 혈관 박동이 갑자기 강해질까요?
가장 흔한 원인은 교감신경 항진입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박수가 올라가고, 혈압도 함께 상승합니다.
심장이 더 세게 뛰니까
혈관으로 전달되는 박동도 강해집니다.
특히 피부 가까이 있는 측두동맥에서는
이 변화가 바로 체감됩니다.
카페인도 비슷한 작용을 합니다.
커피를 마신 후 두통이 생기는 분들이 있는데,
카페인이 혈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근육 긴장이 혈관을 압박할 때
흥미로운 건,
혈관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측두동맥 주변에는
측두근이라는 근육이 있습니다.
관자놀이에서 턱까지 이어지는 이 근육은
씹는 동작에 관여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이를 악물면서 긴장됩니다.
긴장된 근육이
그 아래를 지나는 혈관을 누르게 됩니다.
혈관이 눌리면 혈류가 방해받고,
이 상태에서 심장이 세게 뛰면
박동이 더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호스를 살짝 눌렀을 때
물줄기가 더 세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문제는 이게 서로를 악화시킨다는 겁니다.
스트레스로 근육이 긴장하면
혈관이 눌립니다.
동시에 교감신경 항진으로
심박수가 올라갑니다.
눌린 혈관에 강한 박동이 전해지면서
통증이 생깁니다.
통증이 생기면 불안해집니다.
“혹시 심각한 병은 아닐까?”
이런 걱정이 스트레스를 더합니다.
그러면 근육은 더 긴장하고,
교감신경은 더 항진됩니다.
처음엔 가끔 나타나던 증상이
점점 자주, 점점 강하게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왼쪽에서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건,
씹는 습관이나 자세 때문에
한쪽 근육이 더 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한쪽으로만 씹거나,
한쪽으로 기대어 자거나,
한손으로 턱을 괴는 습관이 있으면
좌우 긴장도가 달라집니다.
진통제를 먹으면
일시적으로 괜찮아집니다.
하지만 근육의 긴장 패턴과
자율신경의 과민 상태가 그대로라면,
약 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돌아옵니다.
박동이 느껴질 때 확인할 것
머리에서 심장이 뛰는 느낌이 든다고 해서
모두 위험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몇 가지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갑자기 시작된 극심한 통증,
열이 동반되는 경우,
시야 변화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빠른 검사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박동성 두통이라면,
혈관 자체보다는
그 혈관을 둘러싼 환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측두근과 교근의 긴장 상태는 어떤지,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는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율신경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약으로 통증만 누르면
원인은 그대로 남습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작은 자극에도
머리가 뛰기 시작합니다.
관자놀이에서 느껴지는 박동,
그 밑에는 혈관과 근육과 신경이
서로 얽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