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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편두통 진통제를 먹어도 계속 아픈 이유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처음에는 진통제가 잘 들었습니다.

약을 먹으면
한두 시간 안에 두통이 가라앉았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약 효과가 짧아집니다.

먹어도 완전히 안 낫고,
약이 떨어지면 다시 아픕니다.

급기야 매일 약을 먹어도
매일 두통이 찾아옵니다.

이게 왜 그런지
살펴보겠습니다.

진통제가 오히려 두통을 만든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진통제를 너무 자주 먹으면
오히려 두통이 생깁니다.

이걸 약물 과용 두통이라고 합니다.

뇌에는 통증을 조절하는
자체 시스템이 있습니다.

통증 신호를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거죠.

진통제를 자주 먹으면
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차피 약이 통증을 막아주니까
내가 굳이 안 해도 되겠네.”

뇌의 자체 진통 시스템이
점점 일을 안 하게 됩니다.

그러다 약 효과가 떨어지면
통증을 막아줄 게 없어집니다.

뇌 자체 시스템도 작동 안 하고,
약도 효과가 없으니
두통이 더 심하게 찾아옵니다.

그래서 또 약을 먹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두통 빈도가 늘어납니다.

통증 신경이 점점 예민해진다

두통이 반복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삼차신경이라는
얼굴과 머리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 있습니다.

이 신경이 반복적인 두통 자극으로
점점 예민해집니다.

이걸 중추 감작화라고 합니다.

정상적인 신경은
강한 자극에만 통증 신호를 보냅니다.

하지만 감작화된 신경은
약한 자극에도 반응합니다.

햇빛, 소리, 냄새,
머리 빗는 자극까지도
두통을 유발할 수 있게 됩니다.

통증을 느끼는 역치가
내려간 겁니다.

뇌가 통증에 대해
과민 반응 상태가 된 거죠.

이렇게 되면
진통제의 효과도 떨어집니다.

신경이 너무 예민해져서
약으로 억제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빠져나가기 어려운 고리

문제는 이 두 가지가
서로를 강화한다는 겁니다.

약물 과용 →
뇌 자체 진통 시스템 약화 →
두통 악화 →
더 많은 약 복용 →
감작화 진행 →
통증 역치 저하 →
더 잦은 두통

이 고리에 빠지면
약을 끊기도 어렵고,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습니다.

약을 끊으면
반동 두통이 찾아옵니다.

참을 수 없는 두통이
며칠간 지속되죠.

그래서 다시 약을 먹게 됩니다.

기존에 많이 권유하는
“그냥 약을 끊어라”는 말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감작화된 신경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약만 끊으면
고통만 늘어납니다.

그렇다고 계속 약을 먹으면
상황은 더 악화됩니다.

약 문제와 신경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

진통제를 먹어도 계속 아픈 상태는
단순히 약이 안 맞아서가 아닙니다.

뇌의 통증 조절 시스템이 교란되고,
통증 신경이 과민해진 상태입니다.

약물 의존과 중추 감작화가
서로를 악화시키는 고리 안에
갇혀 있는 겁니다.

이 상태에서
더 강한 진통제를 찾는 건
해결책이 아닙니다.

감작화를 진정시키고,
뇌의 자체 진통 시스템을
다시 작동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약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
동시에 신경의 과민 상태를
가라앉히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한쪽만 건드리면
나머지가 다시 문제를 일으킵니다.

두통 빈도가 줄고
약 없이도 버틸 수 있게 되려면
이 고리 자체를 느슨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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