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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동 범불안 약 먹어도 걱정이 머릿속에서 멈추질 않는데 이게 정상인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약을 먹고 있는데도 걱정이 멈추질 않는다면,
약이 부족한 게 아닐 수 있습니다.

불안을 줄이는 약은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분들은 몸의 긴장은 조금 풀렸는데
생각만큼은 여전히 걱정이 맴돈다고 말합니다.

이건 의지력의 문제도 아니고,
약이 듣지 않는다는 뜻도 아닙니다.

약이 닿지 않는 곳에서 걱정이 만들어지고 있는 겁니다.

뇌에는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일 때 오히려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회로가 있습니다.
멍하니 앉아 있을 때, 잠들기 전, 샤워하는 중에
갑자기 걱정이 몰려오는 경험,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

이 회로가 바로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뇌가 쉬지 못하는 구조적 이유

뇌는 집중할 일이 없을 때 자동으로 켜지는 회로가 있습니다.
과거를 되짚거나, 미래를 상상하거나,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일들이 이 회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회로는 평소에도 늘 어느 정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범불안 상태에서는 이 회로가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오래 켜진 채로 유지됩니다.

문제는 이 회로가 켜지는 방식이 아니라,
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 뇌는 이 회로를 억제하는 구조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뇌의 앞부분, 즉 판단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영역이
“지금 이 생각은 여기까지”라고 신호를 보내 회로를 잠재웁니다.

그런데 만성적인 불안 상태에서는 이 조절 기능이 약해집니다.
억제 신호가 충분히 내려오지 못하면,
걱정 회로는 계속 돌아가게 됩니다.

마치 브레이크가 제대로 밟히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 구조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불안을 줄이는 약들은 대부분 몸의 긴장 반응,
즉 자율신경계의 과활성을 낮추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심박수가 내려가고, 근육이 풀리고,
잠이 좀 더 잘 오는 변화는 분명히 생깁니다.

하지만 뇌의 조절 기능 자체를 강화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약이 닿는 곳과, 반추가 만들어지는 곳이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걱정이 멈추지 않는 것, 뇌의 입장에서 다시 보기

걱정이 반복된다는 건 단순히 불안한 마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가 특정 생각의 고리를 스스로 끊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흥미로운 일이 벌어집니다.
걱정하는 회로가 점점 더 쉽게 켜지는 쪽으로
뇌의 연결 구조가 굳어집니다.

반추는 처음엔 특정 상황에서만 시작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별다른 계기 없이도
그냥 쉬고 있을 때 저절로 시작됩니다.

이게 범불안에서 “쉬어도 쉬어지지 않는” 느낌의 실체입니다.
뇌가 쉬는 상태 자체를 걱정의 시작점으로 학습하게 되는 겁니다.

또 한 가지, 수면과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잠들기 전 걱정이 심해지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낮 동안은 외부 자극이 뇌의 주의를 분산시킵니다.
그런데 밤에는 그 분산이 사라지고,
걱정 회로만 홀로 활성화되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수면이 나빠질수록 조절 기능이 더 약해지고,
조절 기능이 약해질수록 걱정 회로는 더 강하게 켜집니다.

이 흐름이 반복되면 범불안은 점점 단단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그럼 걱정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뇌의 이 회로는 원래 생존을 위한 기능입니다.
문제는 걱정 자체가 아니라,
걱정이 시작되고 나서 멈춰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걱정은 필요한 만큼만 작동하고 자연스럽게 가라앉습니다.
이게 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멈추지 않는 걱정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약을 먹어도 걱정이 계속된다고 느낄 때,
그 경험을 “의지력 부족”이나 “예민한 성격” 탓으로 돌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뇌의 조절 회로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걱정이 멈추지 않는다는 건 불안의 정도가 높다는 뜻이 아니라,
뇌가 걱정 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약만으로 변화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약은 불안 반응을 낮춥니다.
하지만 뇌가 스스로 생각의 고리를 끊는 기능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수 있습니다.

범불안에서 회복이 느리게 느껴질 때,
그건 대개 몸의 불안 반응과
뇌의 반추 구조가 따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가 함께 달라져야 걱정이 비로소 머릿속에서 멈추기 시작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범불안장애 약 먹어도 걱정이 계속되는 이유는?

A. 불안을 줄이는 약은 몸의 긴장 반응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뇌에서 걱정 생각을 멈추는 조절 기능을 직접 강화하지는 않습니다. 약이 닿는 부분과 반추가 만들어지는 뇌의 구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약을 복용 중에도 걱정이 계속 맴도는 경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잠들기 전에 걱정이 더 심해지는 이유는?

A. 낮 동안에는 외부 자극이 뇌의 주의를 분산시켜 걱정 회로가 상대적으로 억제됩니다. 그런데 밤에는 그 분산이 사라지면서 걱정 회로만 홀로 강하게 켜지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수면이 나빠질수록 뇌의 조절 기능도 함께 약해지기 때문에 이 상태가 반복될수록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Q. 범불안에서 반추와 걱정이 멈추지 않을 때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A. 걱정이 멈추지 않는 건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걱정 상태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기능이 약해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걱정 회로가 강하게 활성화되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 회로가 반복적으로 강해지면 별다른 계기 없이도 저절로 반추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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