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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북 불안장애 인지행동치료 열심히 했는데 몸 증상이 안 없어지는 이유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생각의 왜곡을 고쳤는데, 몸은 왜 아직도 그대로일까요.

인지행동치료를 성실하게 받은 분들 중에,
정작 두근거림, 손 떨림, 호흡 불편, 소화 장애 같은
신체 증상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치료를 제대로 못 받은 게 아닙니다.
심리적 접근으로 교정할 수 있는 부분과,
그게 닿지 않는 영역이 따로 존재하는 겁니다.

그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면,
왜 몸 증상이 지속되는지 훨씬 분명하게 보이게 됩니다.

불안이 몸에 새겨지는 방식

불안을 느낄 때 몸에서 일어나는 일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뇌의 위험 감지 중추가 활성화되면,
자율신경계의 교감 신경 쪽이 우선적으로 켜집니다.

심박수가 오르고, 호흡이 빨라지고,
소화 기능은 억제되고, 근육은 긴장 상태가 됩니다.

이건 일시적인 반응으로 설계된 겁니다.
위협이 사라지면 부교감 신경이 회복을 담당하고,
몸은 다시 균형점으로 돌아와야 하죠.

그런데 불안이 오래 지속되면,
이 균형점 자체가 이동하게 됩니다.

자율신경계가 교감 우위 상태를 ‘기본값’으로 학습해버리는 겁니다.
더 이상 위협이 없어도,
몸은 항상 약간의 경계 상태를 유지하려 합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축이 함께 움직입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줄여서 스트레스 반응 조절 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시스템이
만성 불안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과활성화됩니다.

코르티솔 분비 패턴이 흐트러지고,
이것이 다시 자율신경의 불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심리적 긴장이 없어도 몸의 경보 시스템이 따로 돌아가게 되는 상태,
이게 신체 증상이 지속되는 핵심 기전입니다.

인지행동치료가 닿지 않는 지점

인지행동치료는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을 뇌의 사고 영역에 학습시키는 방식이죠.

그리고 이 접근은 실제로 잘 작동합니다.
과도한 걱정, 회피 행동, 파국적 사고를 줄이는 데
근거가 충분히 축적된 방법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율신경계와 내분비 축의 불균형은
사고 영역의 학습만으로 직접 교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뇌의 위험 감지 영역은 언어와 논리 이전에 반응합니다.
“괜찮다”는 생각을 아무리 명확히 해도,
몸의 반응 시스템은 그 신호를 즉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적 불안이 줄었는데 신체 증상이 남아 있다는 건,
두 개의 시스템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율신경 불균형 상태가 유지되면,
몸의 감각 자체가 다시 뇌로 올라와 위협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두근거림을 느끼면 다시 불안해지고,
불안해지면 다시 두근거림이 강해지는 흐름이 형성되는 거죠.

이 흐름은 생각을 교정한다고 끊어지지 않습니다.
몸이 보내는 감각 신호 자체의 강도가 줄어들어야
그 흐름이 비로소 약해집니다.

내분비 축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코르티솔 분비 리듬이 흐트러진 상태에서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피로 회복이 안 되고,
감각에 대한 예민함이 높아진 채로 유지됩니다.
이 상태 자체가 불안 증상의 토양이 되는 겁니다.

몸 증상이 계속된다는 건, 실패가 아닙니다

인지행동치료를 열심히 받았는데 몸이 안 따라온다면,
치료를 잘못 받은 게 아니라 봐야 할 영역이 하나 더 있는 겁니다.

심리적 접근이 사고 체계를 정리해준다면,
자율신경과 내분비 축의 불균형은 별개의 층위에서 다뤄져야 합니다.

이 두 층위를 따로 놓고 보면,
왜 어떤 사람은 치료 후에도 몸 증상이 남는지 설명이 됩니다.

몸 증상이 지속된다는 건,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생리적 기반이 남아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실패의 증거로 읽지 않고,
어느 부분이 아직 변화를 기다리고 있는지 묻는 기회로 읽는 게 더 정확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몸도 따라올 거라는 기대,
그 기대 자체가 때로는 몸의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몸은 몸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불안장애 인지행동치료 받았는데 두근거림이 계속되는 이유는?

A. 인지행동치료는 사고 패턴을 교정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은 사고 영역의 학습만으로 직접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근거림 같은 신체 증상은 자율신경계가 교감 우위 상태를 기본값으로 학습한 결과일 수 있으며, 이 부분은 심리적 접근과는 별개의 층위에서 봐야 합니다.

Q. 불안증 몸 증상이 오래가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A. 만성 불안 상태가 지속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 축의 리듬이 흐트러지고, 이것이 자율신경의 불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심리적 긴장이 줄어들어도 이 생리적 기반이 유지되는 한, 신체 증상은 따로 계속될 수 있습니다.

Q. 불안장애 신체 증상과 자율신경은 어떤 관계인가요?

A. 자율신경계가 교감 우위 상태에 오래 놓이면, 몸이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도 경계 반응을 기본으로 유지하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몸의 감각 자체가 뇌로 올라와 다시 불안 신호로 해석되는 흐름이 형성되기 때문에, 생각을 교정하는 것만으로는 이 흐름이 쉽게 약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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