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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증이 젊은데 생긴 건 왜인지 유전 말고 다른 이유도 있나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손이 떨린다고 하면 대부분 노인성 질환이나 유전 문제로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20~30대, 심지어 10대에도 수전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유전이 확인되지 않는데도 손이 떨리면
많은 분들이 “왜 나한테 이런 일이”라는 막막함을 느끼게 되죠.

사실 젊은 나이의 수전증은 유전보다 뇌 안에서 일어나는
억제 신호의 불균형과 더 깊이 연결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기전을 구체적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뇌는 원래 떨림을 억제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 몸이 의도적으로 움직일 때, 뇌는 동시에 두 가지 명령을 내립니다.
“움직여라”는 신호와 “불필요한 떨림은 잡아라”는 신호를 함께 보내는 거죠.

이 두 신호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손이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이 균형을 담당하는 핵심 구조가 소뇌입니다.
소뇌는 운동 명령의 오차를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교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억제 신호를 전달하는 주된 물질이 바로 감마아미노뷰티르산입니다.

감마아미노뷰티르산은 뇌의 대표적인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이 물질이 충분히 작동해야 소뇌가 떨림 신호를 제대로 눌러줄 수 있습니다.

소뇌 안에는 특히 퍼킨지 세포라는 신경세포가 있는데,
이 세포들이 감마아미노뷰티르산을 이용해 억제 회로를 형성합니다.
이 회로가 약해지거나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뇌의 교정 능력 자체가 떨어지게 됩니다.

억제 회로가 덜 발달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사람의 뇌는 태어난 후에도 계속 성숙합니다.
특히 소뇌와 억제 회로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도 완성되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 억제 회로의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젊은 나이에도 수전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발달 이상은 유전자 이상과는 다릅니다.
유전적 이상은 설계도 자체의 문제지만,
발달 이상은 설계도는 멀쩡한데 공사가 덜 된 상태에 가깝습니다.

감마아미노뷰티르산 수용체의 수나 감수성이 낮은 경우,
신호는 발생하지만 억제 효과가 약하게 전달됩니다.
이렇게 되면 소뇌 회로는 떨림 교정을 시도하지만
그 힘이 충분하지 않아 결국 손에서 떨림이 표면화됩니다.

즉, 떨림이 생기는 게 아니라 떨림을 잡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

여기에 만성 수면 부족, 극심한 스트레스, 카페인 과잉 섭취 같은 요소들이
감마아미노뷰티르산 시스템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생활 요인들이 쌓이면 원래는 경계선 수준이었던 억제 능력이
임계점을 넘어버리는 거죠.

젊을수록 스트레스 노출이 많고 수면 리듬이 불규칙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이 억제 회로가 덜 성숙한 뇌와 만났을 때, 수전증의 조기 발병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됩니다.

단순히 나약하거나 예민해서가 아닙니다.
뇌의 특정 시스템이 아직 충분히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하가 집중된 결과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왜 이 시각이 중요한가

“유전이냐, 아니냐”라는 이분법만으로는 젊은 수전증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유전이 없어도 뇌 억제 시스템의 성숙 지연과 생활 요인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수전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관점은 단순히 원인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억제 회로는 발달의 문제이기 때문에, 고정된 결함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뇌의 억제 시스템이 어떤 상태인지,
그 시스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함께 들여다볼 때
비로소 떨림이라는 증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손이 떨리는 건 증상이지만, 그 뒤에는 뇌가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젊은 나이에 수전증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유전 외에도 소뇌 억제 회로의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전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이 약하게 형성된 경우, 만성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같은 생활 요인이 더해지면 젊은 나이에도 떨림이 표면화될 수 있습니다.

Q. 수전증이 유전이 아닌데도 생길 수 있나요?

A. 네, 유전자 이상 없이도 뇌 억제 회로의 발달 지연이나 감마아미노뷰티르산 수용체 기능 저하만으로도 수전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설계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공사가 덜 된 상태, 즉 기능적 미성숙이 원인이 되는 경우입니다.

Q. 스트레스나 카페인이 수전증에 영향을 미치나요?

A. 만성 스트레스와 카페인 과잉 섭취는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억제 회로가 이미 경계선 수준인 경우, 이런 요인들이 쌓이면 임계점을 넘어 떨림이 겉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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