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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한의원 초등학생 아침마다 두통 어지럼증 꾀병인지 진짜 아픈 건지 모르겠어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아이가 학교 가기 싫어서 꾀병을 부리는 건지,
진짜 몸이 아픈 건지 구분하기 정말 어렵죠.

특히 아침마다 반복되는 두통과 어지럼증,
점심 이후엔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지는 패턴이라면
부모 입장에서는 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패턴,
실제로 몸의 조절 기능과 깊이 연관된 경우가 많습니다.
꾀병으로 치부하고 넘기기엔
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꽤 구체적이거든요.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 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누워 있다가 일어서는 행위는
사실 몸 입장에서 꽤 큰 도전입니다.

중력 때문에 혈액이 하체로 쏠리면,
심장은 빠르게 이를 감지하고
혈압을 올리는 방향으로 반응해야 하죠.

이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 자율신경계입니다.

자율신경계는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혈압·심박수·혈관 수축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인데요,
아직 성장 중인 초등학생의 경우
이 조절 능력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서는 순간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때 뇌로 가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줄면서
어지럼증, 눈앞이 흐려지는 느낌,
두통이 동반되는 겁니다.

아침은 이 문제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시간대입니다.

수면 중에는 누워 있으니 혈액 분포가 수평으로 유지되고,
몸은 각성 수준이 낮은 상태입니다.

여기서 갑자기 일어서야 하는 상황이 되면,
자율신경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뇌 혈류가 흔들립니다.

오전 두통과 어지럼증이 유독 심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죠.

검사에서 정상이라고 나왔는데 왜 이런 걸까요

틸트 테이블 검사라는 게 있습니다.
누운 상태에서 서서히 몸을 기울이면서
혈압과 심박수 변화를 관찰하는 검사인데요,
이 검사에서 정상 소견이 나왔더라도
증상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검사실 환경과 실제 아침 생활 환경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검사는 조용한 공간에서 천천히, 준비된 상태로 이루어지지만
실제 아침은 수면 부족, 전날의 피로,
빈속 상태, 급하게 일어나야 하는 심리적 긴장이 겹칩니다.

이 복합적인 조건 속에서는
검사상 정상 범위에 있는 자율신경 기능도
충분히 흔들릴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기립 시 혈압 수치 자체는 기준치를 넘지 않더라도,
혈압이 회복되는 ‘속도’가 느릴 수 있습니다.

혈압이 조금 떨어졌다가 빠르게 회복되면 큰 증상이 없지만,
회복이 느려지면 그 짧은 시간 동안
뇌 혈류가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두통과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죠.

수치 정상과 기능 정상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여기에 더해,
초등학생은 수면 중에도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고
심박출량 자체가 성인보다 작습니다.

자율신경이 아직 미성숙한 상태에서
수면 부족이나 불규칙한 생활이 겹치면,
기립 시 혈압 조절이 더 취약해지는 겁니다.

“저녁에는 멀쩡하고 아침에만 아프다”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이 자율신경 조절 문제를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전에 증상이 나타났다가 오후에 회복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낮 동안 활동을 하면서 근육이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리고,
몸이 완전히 각성 상태로 전환되면서
자율신경의 조절 능력이 회복되거든요.

꾀병처럼 보이는 패턴이,
사실은 몸의 조절 시스템이 오전에 유독 취약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의 증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오전에만 아프다”는 사실 자체를
의심의 근거로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히려 그 패턴이 규칙적이라면,
몸이 특정 조건에서 반복적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꽤 명확한 신호입니다.

아이는 자신이 느끼는 것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어른처럼 “기립 시 어지럼증이 있어요”라고 표현하지 못하니
“머리 아파, 일어나기 싫어”라는 말로 드러날 뿐이죠.

검사 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의 증상을 심리적 문제나 꾀병으로 단정하는 건
조금 이른 결론일 수 있습니다.

몸의 조절 시스템이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드러나는 취약함,
그걸 어떻게 읽느냐가 먼저입니다.

아이의 아침이 매번 고통스럽다면,
그 반복되는 패턴을 한 번쯤 진지하게 들여다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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