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 영양제를 챙겨 먹이면 뼈가 튼튼해지고 키도 잘 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보충제를 먹고 있어도
칼슘 상태가 나쁜 아이들이 꽤 됩니다.
반대로 보충제 없이
식사만으로 충분한 아이들도 많습니다.
차이는 칼슘을 ‘먹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흡수되느냐’에 있습니다.
칼슘이 뼈에 쌓이려면 먹는 것 이상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칼슘은 입으로 들어온다고 그대로 뼈에 가지 않습니다.
소장 점막 세포 안에서
특정 운반 단백질이 칼슘을 붙잡아
혈액으로 실어 나르는 과정이 먼저입니다.
이 운반 단백질은 비타민D가 있어야 만들어집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아무리 칼슘을 많이 먹어도
장에서 그냥 빠져나가버립니다.
비타민D 없이 칼슘 보충제만 먹는 건
배달을 시켰는데 배달부가 없는 상황과 같습니다.
그런데 성장기 아이들 중
비타민D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실내 생활 시간이 길고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피부에서 비타민D가 합성될 기회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뼈가 칼슘을 받아들이는 구조를 만드는 데는
마그네슘도 필요합니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비타민D가 활성 형태로 전환되지 않아
칼슘 흡수 자체가 막힙니다.
칼슘, 비타민D, 마그네슘은 따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
한 묶음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식품 칼슘과 보충제 칼슘, 몸이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우유, 두부, 뼈째 먹는 생선, 녹색 채소에 들어 있는 칼슘은
음식의 다른 성분들과 함께 천천히 흡수됩니다.
단백질, 유당, 유기산 같은 성분들이
칼슘이 용해된 상태를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흡수 효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반면 보충제에 들어 있는 탄산칼슘이나 구연산칼슘은
한 번에 고농도로 공급됩니다.
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양을 넘으면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가
변비나 복부 불편감을 일으킵니다.
과잉 섭취된 칼슘이 혈중에 쌓이면
오히려 혈관이나 신장에 칼슘이 침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 영양 기관 대부분은
가능하면 식품을 통해 칼슘을 섭취하고
보충제는 식사로 채우기 어려운 경우에만
사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보충제가 실제로 필요한 기준
그렇다면 보충제가 필요한 아이는 언제일까요.
하루 권장량을 기준으로 보면
만 1~2세는 약 500mg, 3~8세는 700mg,
9~18세는 1,300mg 수준입니다.
우유 한 컵(200mL)에 칼슘이 약 220mg 정도 들어 있고
두부 100g에 약 130~200mg,
뱅어포나 멸치에도 상당량이 포함됩니다.
식사를 비교적 균형 있게 먹는 아이라면
식품만으로도 권장량에 가깝게 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유제품을 전혀 못 먹거나
채식 위주 식단을 유지하거나
소화흡수 문제가 있는 아이는
식품 섭취만으로 채우기 어렵습니다.
실제 칼슘 섭취량을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보충제를 추가하면
필요 없는 경우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게 됩니다.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아이에게는
칼슘 보충제보다 비타민D 보충이 먼저 필요한 상황도 있습니다.
칼슘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
결국 성장기 칼슘 문제는
보충제를 먹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 아이가 식사에서 칼슘을 얼마나 섭취하는지,
비타민D 상태는 어떤지,
흡수를 도와주는 다른 영양소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보충제는 그 다음에 고려할 수단입니다.
먹는 양을 늘리는 것보다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게
순서상 앞입니다.
칼슘 영양제의 효과는
칼슘이 얼마나 들어 있느냐가 아니라
그 칼슘이 실제로 어디까지 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