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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치료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정리가 전혀 안 된다면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열쇠, 지갑, 휴대폰.

분명히 어딘가에 뒀는데
찾을 수가 없습니다.

방은 점점 어질러지고,
정리하려고 마음먹어도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뇌에서 정보를 잠깐 붙잡아두는 기능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전두엽과 기저핵을 연결하는 도파민 신경망,
이 회로의 연결 효율이 핵심입니다.

물건을 놓자마자 잊어버리는 뇌의 구조

물건을 어딘가에 두면,
뇌는 그 위치 정보를 잠깐 저장해둡니다.

이걸 작업 기억이라고 합니다.

전전두엽이 이 역할을 맡고 있죠.

그런데 성인 ADHD에서는
전전두엽의 활성이 떨어져 있습니다.

물건을 놓는 순간에는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몇 초 후에 그 정보가 사라지는 겁니다.

마치 메모장에 적었는데
잉크가 바로 지워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게 단순한 건망증과 다른 점입니다.

건망증은 정보가 저장은 되었는데
꺼내기 어려운 거라면,

작업 기억 문제는
애초에 저장 자체가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리 노력해도
떠올릴 수가 없습니다.

정리를 시작할 수 없는 이유

작업 기억만 문제가 아닙니다.

뇌에는 행동을 시작하게 만드는 스위치가 있습니다.

기저핵이라는 부위가 그 역할을 합니다.

전전두엽이 “정리해야지”라고 계획을 세우면,
기저핵이 실제로 몸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이 두 부위를 연결하는 게 도파민 신경망입니다.

성인 ADHD에서는
이 연결이 최적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계획은 세워지는데
실행으로 넘어가지 않는 겁니다.

“정리해야 하는 건 아는데 몸이 안 움직여요.”

이 말이 정확히 이 상태를 표현합니다.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신호 전달이 안 되는 겁니다.

약물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구조

성인 ADHD 치료에서 흔히 쓰는 방법은
도파민 농도를 높이는 겁니다.

약을 먹으면 집중력이 올라가고,
일시적으로 정리도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약 효과가 떨어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왜 그럴까요?

도파민 양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전두엽과 기저핵을 잇는 신경망 자체의
연결 효율이 낮은 게 근본 원인입니다.

비유하자면,
고속도로에 차가 적어서 문제가 아니라
도로 자체가 좁은 겁니다.

차를 아무리 많이 보내도
병목 구간에서 막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신경망 연결성은
도파민 양만 늘린다고 개선되지 않습니다.

환경이 신경망에 미치는 영향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어질러진 환경 자체가
뇌의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시각 정보가 과도하게 들어오면
전전두엽은 더 많은 자원을 써야 합니다.

이미 취약한 신경망에
추가 부하가 걸리는 겁니다.

정리가 안 되면 → 환경이 복잡해지고 →
뇌 부담 증가 → 작업 기억 더 나빠지고 →
정리는 더 어려워집니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르티솔이 높아지면
전전두엽 기능이 억제됩니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자책감이
스트레스가 되고,
이게 다시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약물이 효과가 제한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신경망 연결성, 환경 요인, 스트레스 반응이
서로 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신경망은 고정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뇌의 신경망은 고정된 게 아닙니다.

신경가소성이라고 해서,
반복적인 자극에 따라 연결이 강화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어떤 자극을 어떻게 주느냐입니다.

도파민 농도만 올리는 접근은
일시적 효과에 그칩니다.

환경 정리만 강조해도
근본적인 회로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전전두엽-기저핵 회로가 실제로 작동하는 경험이
반복되어야 연결이 강화됩니다.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도, 정리가 안 되는 것도.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 회로의 문제입니다.

그걸 이해하는 게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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