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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복동 항암치료 후 손발저림 항암 끝났는데 언제까지 이러나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항암이 끝났다는 말은 치료의 종료가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또 다른 시작입니다.

손발이 저리고, 감각이 둔하고,
바닥을 딛는 감각이 이상하게 느껴지는데
정작 항암은 다 끝났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막막함은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항암이 끝났으니 좋아질 거야”라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항암제가 신경에 남긴 흔적은 항암 종료와 동시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그리고 회복은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는지
찬찬히 들여다보겠습니다.

항암제는 신경 뿌리까지 들어갑니다

손발저림을 이해하려면 먼저
신경이 어디에서 손상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항암치료 후 저림 증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약물은
백금계와 탁산계입니다.
이 두 계열은 작용 방식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신경 섬유의 뿌리 부분인 후근 신경절에 축적됩니다.

후근 신경절은 척수 바로 바깥,
등쪽에 위치한 감각 신경세포들의 집합체입니다.
이곳은 혈관과 신경 사이의 장벽이 뇌보다 훨씬 약합니다.
그 말은 곧, 혈액 속에 돌아다니는 항암제가
비교적 쉽게 이 부위까지 침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백금계 약물은 이 신경절 세포의 유전물질에 결합해
세포 자체를 손상시킵니다.
탁산계 약물은 축삭 내부에서 물질을 운반하는
통로 구조를 망가뜨립니다.

결과는 비슷합니다.
감각 신호가 발끝에서 뇌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왜 항암이 끝나도 증상이 계속될까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혼란을 느끼는 지점이 있습니다.
약을 끊었으니 이제 나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신경 손상의 회복은 약의 중단과
타이밍이 맞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신경세포의 축삭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 속도가 하루 1밀리미터 남짓으로 매우 느립니다.

발끝까지 내려가는 신경의 길이를 생각하면
완전한 회복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백금계 약물의 경우,
치료 종료 후에도 수개월간 신경절 세포 내에 잔류합니다.
이것을 ‘코스팅(coasting)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약을 끊었는데 오히려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유지되는 시기가 생기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탁산계는 이 잔류 현상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축삭 내부의 운반 통로가 구조적으로 망가진 경우,
그 회복 자체에 시간이 걸립니다.

즉, 항암 종료 후 3~6개월은 증상의 피크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올라가는 시기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아직도 낫지 않는다”는 신호로만 읽으면
몸이 보내는 실제 흐름을 놓치게 됩니다.

회복의 흐름은 대략 이렇게 진행됩니다.

항암 종료 후 6개월에서 1년 사이,
저림과 감각 둔화는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회복되는 부위는 몸통에 가까운 쪽입니다.
발끝보다 무릎 위, 손끝보다 손목 위가 먼저 나아집니다.

회복이 몸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신경이 뿌리에서부터 다시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1~2년이 지나면 많은 분들이 일상적 불편이 줄었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일부, 특히 고용량 투여나 장기 투여를 받은 경우에는
감각 이상이 더 오래 남기도 합니다.

이것은 회복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회복의 속도가 느리거나 회복 가능한 구조가 어느 정도 제한된 것입니다.

자신의 투약 이력과 현재 증상의 양상을 함께 보는 것이
회복 흐름을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됩니다.

저림은 단순한 말초 문제만이 아닙니다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항암 후 손발저림이 지속되는 분들 중
수면 장애, 극심한 피로감, 감정 기복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후근 신경절 손상은 감각 신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율신경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자율신경은 혈관의 수축과 이완,
체온 조절, 내장 기능, 수면-각성 리듬과 연결됩니다.
이 조절 기능이 흔들리면
손발의 혈류가 불안정해지면서
저림이 더 심하게 느껴지는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잠을 못 자는 날, 컨디션이 나쁜 날에 저림이 더 심해진다는 분들이 많은데
이 패턴 자체가 자율신경의 관여를 말해주고 있는 겁니다.

또한 항암 치료 자체가 산화 스트레스를 높입니다.
세포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활성산소가 증가하면
신경 섬유의 재생 속도가 더 느려질 수 있습니다.

즉, 신경 뿌리의 손상만 보는 것으로는
이 증상의 전체 그림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말초 신경, 자율신경, 전신 대사 상태가 서로 맞물려
증상의 강도를 결정하고 있는 겁니다.

회복을 기다리는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항암 후 저림은 단지 기다리면 해결되는 문제일까요.

타임라인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신경은 재생되고, 대부분의 경우 증상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그 회복의 속도와 깊이는
몸 전체의 상태와 맞물려 있습니다.

수면의 질, 전신 대사, 자율신경의 안정성,
이 요소들이 신경 재생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됩니다.
회복을 기다리는 것과, 회복을 위한 조건을 만들어가는 것은 다릅니다.

항암이 끝난 몸은 이제 무언가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있습니다.
그 과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
그것이 가장 먼저 필요한 일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항암치료 후 손발저림이 항암 끝나고 더 심해지는 이유는 뭔가요?

A. 백금계 항암제는 치료 종료 후에도 수개월간 신경 세포 안에 잔류합니다. 이 때문에 약을 끊은 뒤에도 증상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심해지는 시기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코스팅 현상’이라고 합니다.

Q. 항암 후 손발저림 회복되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A. 신경 축삭의 재생 속도는 하루 약 1밀리미터로 매우 느려서, 발끝까지 이어지는 긴 신경이 회복되려면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항암 종료 후 6개월~1년 사이부터 몸 안쪽부터 서서히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잠을 못 자는 날에 손발저림이 더 심한 이유가 있나요?

A. 항암제로 인한 신경 손상은 감각 신경뿐 아니라 자율신경 기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자율신경이 흔들리면 말초 혈류 조절이 불안정해져 수면이 부족하거나 컨디션이 나쁜 날 저림 증상이 더 두드러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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