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앓고 난 뒤
머리에 안개가 낀 것 같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분명 열도 내렸고 기침도 멈췄는데,
생각이 잘 안 모이고
단어가 입에서 안 나옵니다.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닙니다.
바이러스가 떠난 자리에
염증의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왜 몸은 나았는데 머리는 안 나을까요.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바이러스가 떠나도 뇌에는 염증이 남는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만 공격하지 않습니다.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뇌혈관 벽에도 도달합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바이러스가 사라진 뒤에도
뇌 안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과잉 활성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이 세포들은 원래
뇌를 지키는 청소부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한번 과하게 켜지면
쉽게 꺼지지 않습니다.
불이 다 꺼졌는데
소방차가 계속 물을 뿌리는 상황입니다.
이 과잉 활성이
정상적인 신경세포 연결을 방해합니다.
시냅스라고 불리는 신경 연결부위가
염증 물질에 노출되면
신호 전달이 느려지고 불안정해집니다.
그래서 생각이 끊기고
단어가 안 떠오르는 겁니다.
자율신경이 흔들리면 뇌혈류도 흔들린다
브레인포그가 오래 가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은
자율신경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특히 미주신경이 문제입니다.
미주신경은 뇌와 내장을 연결하는
가장 긴 신경입니다.
이 신경의 톤이 떨어지면
심박수 조절, 혈압 조절, 소화 기능
모두가 불안정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뇌혈류 조절도 영향받는다는 점입니다.
자율신경이 제대로 작동하면
앉았다 일어날 때
뇌로 가는 혈류가 자동으로 조절됩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무너지면
뇌가 필요한 만큼 혈액을 못 받습니다.
산소가 부족하고
포도당 공급이 불안정해지니
머리가 멍해지는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브레인포그를 호소하는 분들 중
기립성 어지럼증을 함께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어설 때 핑 도는 느낌,
이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신경염증과 자율신경 교란,
이 둘은 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신경염증이 있으면
자율신경 조절 중추도 영향받습니다.
반대로 자율신경이 불안정하면
뇌혈류가 흔들리고,
그 결과 염증 회복도 더뎌집니다.
게다가 자율신경 교란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깊은 잠을 못 자면
뇌의 노폐물 청소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합니다.
쌓여야 할 게 쌓이지 않고
빠져야 할 게 빠지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는 겁니다.
뇌가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빼앗기는 셈입니다.
단순히 푹 쉬거나
영양제를 먹는 것만으로는
이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안개는 한 방향에서 걷히지 않는다
브레인포그 코로나 후유증은
바이러스 감염의 단순한 후폭풍이 아닙니다.
신경세포 수준의 염증,
자율신경의 불안정,
뇌혈류 조절 실패,
수면 중 회복 기능 저하.
이것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갑니다.
한 곳을 건드려도
다른 곳에서 끌어당기는 구조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나을 수도 있지만,
이 고리들이 강하게 맞물려 있다면
수개월이 지나도 안개는 걷히지 않습니다.
머리가 멍한 상태가 오래 간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않고
몸 전체 시스템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