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지를 들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분명 배가 아픈데
대장내시경에서는 이상 없음.
혈액검사도 정상,
초음파도 정상입니다.
그런데 증상은 여전합니다.
정상이라는 말이
오히려 더 답답하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이런 경우
문제가 없는 게 아닙니다.
내시경 카메라가
비추지 못하는 곳에
원인이 숨어 있는 거죠.
내시경으로 보이지 않는 장의 문제
대장내시경은
장 점막 표면을 봅니다.
용종, 염증, 궤양처럼
눈에 보이는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장의 기능 이상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장은 스스로 움직입니다.
음식물을 아래로 밀어내는
연동운동을 하는데,
이 리듬이 깨지면 문제가 생깁니다.
너무 빠르면 설사,
너무 느리면 변비와 더부룩함.
하지만 이런 움직임 이상은
내시경 사진에 찍히지 않습니다.
장의 모양은 정상인데
작동 방식이 틀어진 겁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장 감각이 예민해지는 현상입니다.
정상적인 장 움직임도
통증으로 느끼게 되는 상태.
이를 내장과민성이라고 부릅니다.
똑같은 자극인데
어떤 사람은 멀쩡하고
어떤 사람은 아픕니다.
장 자체가 아니라
장이 뇌에 보내는 신호가
과장되는 겁니다.
장-뇌-미생물이 서로를 흔드는 구조
기능성 장질환은
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과 뇌는
미주신경이라는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뇌 상태가 장에 영향을 주고,
장 상태가 다시 뇌에 영향을 줍니다.
스트레스받으면
배가 아픈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뇌에서 시작된 긴장이
장의 움직임과 감각을
동시에 흔듭니다.
교감신경이 과하게 켜지면
장운동이 불규칙해집니다.
어떨 때는 과하게 수축하고,
어떨 때는 멈춰버립니다.
그러면서 장 점막의
민감도까지 높아집니다.
여기에
장내 미생물까지 개입합니다.
장에는 수조 개의 세균이 살고,
이들은 신경전달물질 생성에
관여합니다.
세로토닌이라 불리는 물질의
약 90%가
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세균 균형이 무너지면
이 생성 과정도 흔들립니다.
미생물 불균형은
장 증상만이 아니라
기분과 스트레스 반응까지
바꿉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내 환경이 나빠지고,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스트레스에 더 취약해집니다.
장이 예민해지면
작은 자극에도 복통이 생기고,
복통이 반복되면 불안해지며
그 불안이 다시
장을 더 예민하게 만듭니다.
기존 접근이
잘 안 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진경제는
장 움직임만 잠깐 누르고,
유산균은
미생물 균형만 건드립니다.
뇌, 신경, 미생물이
서로 얽혀 있어서
하나만 건드리면
금방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검사 결과 이면을 봐야 합니다
배가 아픈데
대장내시경 이상이 없다는 건
장 구조가 멀쩡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장의 기능,
장과 뇌의 소통,
장내 미생물 상태는
그 검사로 알 수 없습니다.
정상 판정이 나왔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약 먹으면
잠깐 나아졌다가,
스트레스받으면
다시 아파지는 패턴.
이 반복이 익숙하다면
장만 볼 게 아니라
장과 연결된 것들을
함께 봐야 합니다.
내시경이
비추지 못하는 곳에
원인이 있을 때,
그걸 찾는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