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찍었는데 목은 정상이래요. 그런데 두통은 계속돼요.”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영상 검사에서 아무것도 안 나왔다는데,
왜 매일 뒷머리가 당기고 지끈거릴까요?
사실 이건 MRI가 틀린 게 아닙니다.
MRI는 뼈와 디스크, 신경 압박 같은 구조적 이상을 보는 검사이지,
근육과 신경의 기능적 문제까지 찍히진 않거든요.
경추성두통의 상당수는 바로 이 ‘기능’의 문제에서 시작됩니다.
구조가 멀쩡해도 기능이 흐트러지면 두통은 충분히 생깁니다.
목의 특정 근육이 뇌로 두통 신호를 보내는 방식
두통과 목이 연결되는 핵심 통로가 있습니다.
바로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목뼈 수준에서 들어오는 구심성 신호입니다.
이 세 레벨의 신경 정보는 뇌간 안에서 얼굴, 머리, 뒷목의 통증 신호와 한 곳에 합쳐집니다.
이를 삼차신경경추핵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목에서 출발한 자극이 뇌 입장에서는
이마나 눈 뒤의 통증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이 신호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근육들이 있습니다.
바로 후두하근 그룹입니다.
후두하근은 두개골 바닥과 첫 번째, 두 번째 목뼈 사이에 붙은
아주 작은 심층 근육들입니다.
크기는 작지만, 단위 부피 대비 신경수용체 밀도가 신체에서
가장 높은 근육 중 하나입니다.
이 말은 곧, 이 근육에 작은 긴장이나 길이 변화가 생겨도
뇌에 전달되는 신호량은 상당히 크다는 의미입니다.
구조는 멀쩡한데 왜 이 근육들이 계속 자극을 만드나
문제는 이 근육들이 왜 과활성 상태에 놓이냐는 겁니다.
여기서 심부 경신전근, 즉 목 앞쪽 깊은 층의 근육들을 같이 봐야 합니다.
목은 앞쪽과 뒤쪽의 근육이 균형을 맞추며 머리를 지탱합니다.
그런데 장시간 앞으로 숙인 자세, 고개를 약간 내밀고 화면을 보는 습관이
쌓이면 이 균형이 무너집니다.
심부 경신전근이 약해지면, 그 짐을 후두하근이 대신 짊어지게 됩니다.
원래 세밀한 머리 위치 조절을 담당하던 근육이
갑자기 중량 부하까지 맡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근육은 지속적인 부하를 받으면 짧아지고 뻣뻣해집니다.
그 긴장은 인근의 후두신경을 압박하고,
동시에 C1-C3 수준으로 끊임없는 구심성 자극을 보냅니다.
뇌간에 이 자극이 충분히 쌓이면, 뇌는 그것을 두통으로 해석합니다.
더 복잡한 건 이게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두통이 생기면 목 주변 근육이 반사적으로 긴장합니다.
그 긴장이 다시 구심성 자극을 늘립니다.
결국 두통과 근육 긴장은 서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MRI에는 이 과정이 전혀 찍히지 않습니다.
디스크도 정상, 뼈도 정상, 신경 압박도 없습니다.
하지만 기능의 세계에서는 분명히 무언가가 어긋나 있는 겁니다.
영상이 정상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면
“MRI 정상”이라는 결과는 사실 좋은 소식입니다.
심각한 구조 문제, 즉 종양이나 심한 신경 압박이 없다는 확인이니까요.
하지만 그게 “두통의 원인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영상 검사의 범위 밖에서 두통을 일으키는 기전은 충분히 존재합니다.
후두하근과 심부 경신전근의 기능 불균형,
그로 인한 C1-C3 구심성 과자극,
그리고 뇌간에서의 통증 신호 증폭.
이 경로는 구조가 정상이어도 작동합니다.
그래서 경추성두통을 볼 때는 영상 결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근육이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머리와 목의 움직임 패턴이 어떤지를 함께 봐야
두통의 실제 발생 경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MRI가 정상이라는 말,
이제 조금 다르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추성두통인데 MRI가 정상이면 두통 원인을 모르는 건가요?
A. MRI는 뼈나 디스크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근육과 신경의 기능적 문제는 영상에 잡히지 않습니다. 구조가 멀쩡해도 후두하근 같은 심층 근육의 기능 불균형이 두통 신호를 만들 수 있어, 영상 정상이 곧 원인 없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Q. 뒷머리 두통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뒷머리와 두개골 바닥 사이에 있는 후두하근이 과긴장 상태에 놓이면, 이 근육이 첫 번째부터 세 번째 목뼈 수준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보내고 뇌는 이를 두통으로 해석합니다. 장시간 앞으로 숙인 자세나 고개를 내미는 습관이 이 근육의 부담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Q. 목 앞쪽 근육이 약해지면 두통이 생길 수 있나요?
A. 목 앞쪽 깊은 층의 심부 경신전근이 약해지면 머리 무게를 지탱하는 역할이 뒤쪽 후두하근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근육이 과부하 상태가 되면 짧아지고 긴장하면서 두통 신호를 만드는 구심성 자극이 늘어나는 구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