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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성난청 치료 끝났는데 이충만감이 남아있는 건 정상인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치료는 다 받았는데, 귀가 여전히 먹먹합니다.
청력 검사 결과는 나아졌다고 하는데
막혀 있는 느낌, 뭔가 가득 찬 느낌은 그대로입니다.

이충만감이라고 부르는 이 증상,
치료가 끝난 뒤에도 남아 있으면 당연히 불안해지죠.
“아직 덜 나은 건가요?” “재발 전조 아닌가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느낌이 지속된다고 해서
반드시 치료가 실패한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충만감이 왜 남는지 이해하려면,
청력이 회복되는 과정과 신경 신호가 정상화되는 과정이
같은 속도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봐야 합니다.

달팽이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돌발성난청은 달팽이관, 즉 와우 안에 있는
유모세포가 갑자기 손상되면서 발생합니다.
유모세포는 소리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세포인데,
여기에 혈류 이상이나 염증 반응이 생기면
그 기능이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치료 이후 청력 수치가 회복됐다는 건
유모세포 자체가 완전히 재생됐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청력 수치는 일부 주파수 대역이 기능을 되찾았다는 뜻이지,
달팽이관 전체가 이전 상태로 돌아왔다는 뜻이 아닙니다.

유모세포 중에서도 특히 외유모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 세포들은 단순히 소리를 감지하는 역할을 넘어서
달팽이관 내부의 압력과 공명 환경을 정교하게 조율합니다.

외유모세포가 손상된 이후에도 청력 수치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내유모세포가 그 역할을 일부 대신 수행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경으로 전달되는 신호의 질,
즉 신호의 타이밍과 강도 분포가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뇌는 귀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매 순간 비교하고 해석합니다.
좌우 귀의 신호가 서로 다르거나,
같은 쪽 귀 안에서도 주파수별 신호가 고르지 않으면
뇌는 그 불일치를 “귀가 먹먹하다”는 감각으로 변환해 인식하게 됩니다.

신경 신호의 불균형, 그리고 이관이라는 변수

이충만감에는 또 하나의 축이 있습니다.
바로 이관입니다.

이관은 귀 안의 압력을 바깥 공기압과 맞춰주는 통로입니다.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면 귀가 뻥 뚫리는 느낌을 받는 건
이관이 열리면서 압력이 균형을 찾기 때문이죠.

돌발성난청이 발생한 귀에서는 이관 주변 조직이
염증 반응의 영향을 받아 기능이 예민해지거나
반응이 느려지는 상태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청력이 회복되더라도 이관 자체의 예민함이나
압력 조절 타이밍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귀 안이 꽉 막힌 느낌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요소가 함께 작동합니다.
신경 신호의 불균형이 있는 상태에서
이관 기능 이상이 겹치면
뇌는 귀에서 들어오는 정보 자체가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하는 상황이 지속됩니다.

청력 수치가 괜찮다는 검사 결과와
귀가 먹먹하다는 당사자의 감각이 일치하지 않는 건
이 두 가지가 서로 다른 층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력 검사 결과만으로는
이충만감의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검사는 특정 주파수 음을 감지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지만,
달팽이관 내부의 신호 분포가 얼마나 균일한지,
이관이 압력을 얼마나 정밀하게 조율하고 있는지는
일반 청력 검사에서 드러나지 않습니다.

흔히 “검사상 정상이니 괜찮다”는 말을 듣지만
이충만감은 검사 정상 범위와 무관하게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 감각은 분명히 있는데, 숫자로 잡히지 않는 겁니다.

이 감각은 몸이 여전히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

치료가 끝났다는 건
급성 손상 단계를 넘어섰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달팽이관 내부의 신호 체계와 이관의 기능 회복은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조율 과정을 거칩니다.

이충만감이 남아 있다는 건
이 조율 과정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청력 수치가 좋아진 뒤에도 이 감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잔존 증상으로 넘기기보다
신경 신호의 불균형과 이관 기능이라는 두 측면을
함께 들여다보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귀는 소리를 듣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압력을 감지하고 신호를 정밀하게 전달하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치료의 완성은 청력 수치가 아니라,
이 두 기능이 다시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지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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