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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성빈맥 POTS 진단 받았는데 약 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기립성빈맥, 즉 POTS 진단을 받은 분들이
가장 먼저 받는 것은 약입니다.

그런데 약을 먹으면서도 여전히 일어설 때마다 심장이 쿵 내려앉고,
어지럽고, 멍하고, 아무것도 못 하는 날들이 반복된다면
이 글이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약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POTS라는 상태가 약 한 가지로
온전히 해결될 수 있는 구조인지,
한번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POTS는 단순한 심장 문제가 아니고,
단순한 혈압 문제도 아닙니다.
자율신경계가 몸의 상황 변화에 제때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그 복잡한 연결 고리를 이해하지 않으면,
약을 먹어도 증상은 계속 ‘제자리’를 맴돌게 됩니다.

기립성빈맥, 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서 있을 때 심장 박동수가 10분 이내에
분당 30회 이상 급격히 올라가면 POTS로 분류합니다.
청소년이라면 40회 기준을 적용하기도 하죠.

이 반응의 핵심은 혈액이 하체로 쏠리면서
뇌와 상체로 가는 혈액량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데 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자율신경이 즉각 혈관을 조여 보정하지만,
POTS에서는 이 보정 반응이 느리거나 지나치거나,
혹은 엉뚱한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여기서 자주 쓰이는 약 두 가지를 짚어봐야 합니다.
플루드로코르티손은 신장에서 나트륨과 수분을 붙잡아
혈액량 자체를 늘리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미도드린은 말초 혈관을 직접 수축시켜
하체로 혈액이 과도하게 쏠리는 것을 막습니다.

두 약 모두 ‘결과값’을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혈액량을 억지로 늘리거나, 혈관을 강제로 조이는 거죠.
자율신경이 스스로 상황을 읽고 반응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약을 끊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장기 복용 시 부종, 두통, 피부 이상 반응 같은
불편함이 쌓이기도 합니다.

자율신경의 보정 기능 자체가 왜 무너졌는지,
그 원인을 건드리지 않으면
약은 매일 반복해야 하는 ‘임시 보완’에 머물게 되는 겁니다.

자율신경 가소성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보기

뇌와 자율신경계는 고정된 회로가 아닙니다.
환경과 자극에 따라 반응 패턴을 바꾸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가소성을 활용하는 것이 비약물 접근의 핵심 개념입니다.

POTS에서 자율신경 가소성 회복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체위 훈련입니다.
처음부터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누운 채로 또는 기댄 상태에서
조금씩 각도를 높여가며 자율신경이 적응할 시간을 주는 방식입니다.

혈관과 심장 반응 회로가 반복 자극을 통해 ‘기억’을 쌓아가는 원리입니다.
이것은 재활 훈련의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훈련을 시작하자마자 포기합니다.
일어서면 심박수가 튀고, 어지럽고, 눕고 싶으니까요.
그래서 증상이 심한 상태에서 훈련 강도를 무리하게 높이면
오히려 자율신경 반응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연결이 하나 있습니다.
POTS를 가진 분들의 상당수에서
수면의 질 저하, 만성 피로, 과각성 상태가 함께 발견됩니다.
자율신경은 수면 중에 가장 많이 회복되는데,
수면 자체가 무너져 있으면 낮 동안의 반응 조절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POTS 증상이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줄고,
활동량이 줄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특히 하체 근육이 약해지면 혈액을 위로 밀어올리는
보조 펌프 역할이 사라집니다.
이 근육 소실이 POTS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구조입니다.

즉, POTS는 자율신경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면, 근육, 뇌의 각성 조절,
그리고 자율신경의 반응 패턴이
서로 얽혀서 유지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느 하나만 건드려서는 이 얽힘이 느슨해지지 않습니다.

약이 전부가 아닌 이유, 결국 이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기립성빈맥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약을 먹으면 조금 낫는데, 끊으면 또 그래요.”

그 말 안에 이미 답이 들어 있습니다.
약은 증상을 줄여줄 수 있지만,
자율신경이 스스로 반응하는 힘을 되돌려주지는 않습니다.

가소성 회복은 시간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고,
증상이 나빠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도 방향이 맞으면, 몸은 조금씩 바뀝니다.

POTS를 진단으로 끝내지 않고
자율신경 회로가 왜 이 상태가 됐는지 묻는 것,

그것이 약 너머의 접근을 찾는 첫 번째 질문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기립성빈맥 POTS는 왜 약을 먹어도 증상이 계속될까요?

A. POTS에 쓰이는 약물들은 혈액량을 늘리거나 혈관을 수축시켜 증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자율신경이 스스로 상황을 읽고 반응하는 능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을 지속하는 동안만 일시적으로 보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기립성빈맥에서 운동이나 체위 훈련이 도움이 되나요?

A. 자율신경계는 반복적인 자극을 통해 반응 패턴을 바꾸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어, 단계적인 체위 훈련이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증상이 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강도를 높이면 자율신경 반응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어, 단계와 속도 조절이 중요합니다.

Q. 기립성빈맥과 수면 문제, 피로가 함께 오는 이유가 있나요?

A. 자율신경은 수면 중에 가장 활발하게 회복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POTS 상태에서는 과각성과 수면의 질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이 수면 문제가 낮 동안 자율신경의 반응 조절 능력을 더욱 떨어뜨리는 구조로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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