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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대장 저포드맵 식단 효과 있을까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는 분들이라면
저포드맵 식단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식단을 바꾼 뒤
복부 팽만이 줄었다거나
배변이 안정됐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왜 효과가 있는 건지,
어떤 원리인지는 잘 모른 채
무작정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효과를 보기도 어렵고,
장기간 유지하다 보면 오히려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장속에서 벌어지는 일, 포드맵의 기전

포드맵은 발효 가능한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이 성분들의 공통점은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한 당 성분들은 대장으로 내려가
장내 세균에 의해 빠르게 발효됩니다.

이때 수소, 메탄, 이산화탄소 같은 가스가
급격히 발생하게 되죠.

동시에 삼투압 효과로 장 안쪽으로
수분이 쏠리면서 복부 팽만과 경련,
설사 또는 묽은 변이 나타납니다.

저포드맵 식단은 이 발효의 원료를 줄임으로써
가스 생성과 삼투압 자극 자체를 낮추는 방식입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장은
같은 양의 가스에도 훨씬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일반인에게는 문제없는 식품이
이 분들에게는 심한 증상을 유발하는 겁니다.

연구에 따르면 저포드맵 식단 적용 시
약 70% 전후의 환자에서 소화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식단 하나로 해결되지 않는 이유

그렇다면 저포드맵 식단만 잘 지키면
과민성대장이 나을까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저포드맵 식단은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이지,
장의 민감성 자체를 되돌리는 방법은 아닙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장의 운동성,
점막의 상태, 자율신경계의 긴장도,
스트레스 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식단으로 가스 발생을 줄여도
장과 뇌 사이의 신호 체계가 흐트러진 상태라면
증상은 다른 방식으로 다시 나타납니다.

실제로 저포드맵 식단을 6개월 이상 장기 유지한 분들 중에
비피도박테리움 같은 유익균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포드맵 성분 중 일부는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기간 무작정 제한하면
장내 균형이 무너지는 역설이 생깁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자율신경입니다.

장은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직접 받는 기관이라,
스트레스 상황에서 미주신경이 예민해지면
식단을 아무리 조절해도 장 운동이 불규칙해집니다.

포드맵을 완벽하게 제한해도
긴장하거나 수면이 부족한 날에
증상이 도지는 게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장 점막의 상태도 중요합니다.

점막이 만성적으로 자극받은 상태라면
음식 자체보다 점막이 반응하는 방식이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같은 저포드맵 식단을 해도
어떤 분은 효과를 보고
어떤 분은 별 차이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식단은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닙니다

저포드맵 식단은 분명 근거 있는 접근법입니다.

하지만 식단만 바꾸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의외로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증상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식단을 통해
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다만 어느 정도 증상이 안정되면
제한했던 식품을 하나씩 다시 늘려가는
재도입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장내 유익균의 다양성을 지키면서
장이 적응할 수 있는 폭을 넓혀가는 것,
이게 저포드맵 식단을 현명하게 쓰는 방식입니다.

과민성대장을 음식의 문제로만 보면
식단만 바꾸게 됩니다.

하지만 장의 민감성이 왜 생겼는지,
어떤 요소들이 그 민감성을 유지시키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저포드맵 식단이 효과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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