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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반정동 이명 청력검사 정상인데 왜 귀에서 소리가 나는 건가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청력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왜 귀에서는 계속 소리가 나는 걸까요?”

이 질문을 가진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검사 결과지에는 ‘정상’이라고 적혀 있고,
귀 자체에도 특별한 구조적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소리는 여전히 들립니다.

이 상황이 모순처럼 느껴지는 건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 모순에는 설명이 있습니다.
청력검사 정상과 이명의 존재는 서로 모순이 아닙니다.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고 해서
귀 안에 아무 변화도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받는 청력검사는
특정 주파수 범위 안에서 소리를 얼마나 작게 들을 수 있는지,
그 역치를 측정하는 겁니다.

역치가 정상이라는 건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다”는 의미이지,
귀 안의 모든 세포가 완전히 건강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명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청력검사가 잡아내지 못하는 손상

귀 안쪽, 달팽이관에는 수만 개의 유모세포가 있습니다.
이 세포들은 소리 자극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유모세포는 소음, 스트레스, 노화, 혈액순환 저하 등
다양한 이유로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유모세포가 일부 손상되더라도
전체적인 청력 역치는 정상 범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은닉 청각 손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역치는 정상인데, 신경 섬유 수준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된 상태입니다.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그 세포들이 담당하던 주파수 영역에서
뇌로 올라오는 신호가 줄어들거나 불규칙해집니다.
특히 고주파 영역의 유모세포가 먼저 취약한 경우가 많고,
이 영역은 일반 청력검사에서 충분히 평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입력이 줄어들면 뇌는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그것이 이명 발생 기전의 핵심입니다.

뇌가 소리를 만들어내는 구조

청각 신호는 귀에서 시작해 뇌의 청각 피질까지 이어지는
긴 경로를 통해 처리됩니다.
정상 상태에서 이 경로는 바깥에서 들어오는 소리 자극으로
꾸준히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유모세포 손상으로 특정 주파수 신호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뇌의 청각 피질은 입력이 줄어든 영역을 비워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영역의 신경세포들이 외부 자극 없이도
스스로 발화를 시작합니다.
이것을 자발 발화라고 합니다.

뇌 입장에서는 소리 신호가 들어온 것과 같은 전기적 활동이
일어나는 겁니다.
귀에는 아무 소리가 없어도, 뇌는 소리가 있는 것처럼 처리합니다.
그것이 이명으로 경험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 자발 발화는 한번 시작되면 쉽게 멈추지 않습니다.
뇌의 신경 회로는 반복되는 패턴에 적응하는 특성이 있어서,
자발 발화 자체가 하나의 고정된 패턴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명 신호는 청각 피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감정과 주의를 담당하는 영역, 수면과 자율신경을 조율하는 영역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이명이 오래될수록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 전체의 반응 문제로 확장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명이 심할 때 유독 불안하거나,
밤에 더 크게 들리거나,
스트레스받으면 악화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이건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연결의 문제입니다.

검사 정상이라는 말이 끝이 아닌 이유

“검사 정상이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이 질문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청력검사는 귀가 소리를 얼마나 잘 감지하는지를 측정하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이명은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신호가 줄어든 자리를 뇌가 어떻게 채우느냐의 문제입니다.

두 가지는 측정하는 대상 자체가 다릅니다.
그러니 검사 정상이라는 결과가
이명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 겁니다.

또한 이 구조를 이해하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보입니다.
이명이 오래됐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고정된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뇌의 자발 발화 패턴은 형성된 것처럼 변화할 수도 있는 구조입니다.

귀에서 소리가 난다는 경험은 매우 괴롭지만,
그것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소리의 근원이 귀가 아니라 뇌에 있다면,
접근해야 할 방향도 그만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청력검사 정상인데 이명이 생기는 이유가 뭔가요?

A. 청력검사는 소리를 얼마나 작게 들을 수 있는지 역치를 측정하는 도구입니다. 유모세포 일부가 손상되더라도 전체 역치는 정상 범위를 유지할 수 있어, 검사 결과와 이명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 가능합니다. 이것을 은닉 청각 손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Q. 이명이 밤에 더 크게 들리는 이유가 있나요?

A. 낮에는 외부 소리가 뇌의 청각 피질을 자극해 자발 발화가 상대적으로 묻히지만, 조용한 밤에는 외부 입력이 줄어들면서 이명 신호가 더 두드러지게 느껴집니다. 또한 이명 신호가 수면과 자율신경을 조율하는 뇌 영역과 연결되어 있어 야간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구조적 이유가 있습니다.

Q. 이명이 오래되면 점점 심해지는 건가요?

A. 뇌의 자발 발화 패턴은 반복될수록 고정되는 경향이 있어, 오래될수록 이명 경험이 강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패턴은 형성된 것처럼 변화 가능한 구조이기도 해서, 오래됐다고 해서 반드시 악화만 되는 방향으로 정해진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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