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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이 심해서 치매 검사 받았는데 정상이라고 해요 그냥 둬도 되나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검사에서 정상이 나왔다는 말,
사실 완전히 안심해도 되는 말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정상”이라는 결과는
현재 기준치 이하라는 의미입니다.
뇌에 아무 변화가 없다는 뜻이 아니에요.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느낌 자체가
이미 뇌가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검사 수치보다 본인이 먼저 알아채는 변화가 있다면,
그 감각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이 단계를 의학적으로는
“주관적 인지 저하”라고 부릅니다.
객관적 검사상 이상은 없지만,
본인이 명확하게 인지 기능 저하를 느끼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 시기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정상 판정을 받아도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뇌 신경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살아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인지 기능 검사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 손상이 축적된 뒤에야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검사가 정상이라는 건, 아직 임계점을 넘지 않았다는 뜻이지
뇌가 완전히 건강하다는 증명이 아닙니다.

이 단계에서 핵심 기전은
“신경 염증”입니다.

뇌에는 미세아교세포라는 면역 세포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뇌를 보호하고 청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세포가 만성적으로 과활성화되면
오히려 정상 신경세포까지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신경 염증 상태입니다.

신경 염증이 지속되면 신경세포 사이 연결망이
서서히 느슨해지고 끊깁니다.

당장 세포가 죽는 게 아니라,
연결이 약해지는 방식으로 조용히 진행되는 거예요.

이 과정에서 느끼는 증상이 바로
이름이 잘 안 떠오른다,
방금 뭐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린다,
대화 중에 단어가 안 나온다 같은
익숙한 불편함들입니다.

검사상 정상이어도 이런 증상이 느껴진다면,
신경 연결망이 아직 버텨주고 있지만
소음이 커지기 시작한 단계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이 시기를 그냥 넘기면 안 되는가

주관적 인지 저하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아직 되돌릴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경 염증이 만성화되기 전,
즉 연결망이 실제로 끊기기 전 단계에서는
뇌 스스로 회복하는 가소성이 남아있습니다.
이 창이 닫히기 전이 조기 개입의 핵심 시점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뇌가 피곤한가 보다” 하고 넘기면
신경 염증을 유발하거나 가속하는 요소들이
조용히 계속 작동합니다.

대표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수면의 질 저하, 장내 환경 불균형,
그리고 만성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장 신경계와 뇌는
미주신경을 통해 직접 연결되어 있고,
장내 세균의 불균형은
뇌 면역 반응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장이 불안정하면 뇌의 미세아교세포도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수면 문제도 같은 맥락입니다.
뇌에는 잠을 자는 동안만 활성화되는
노폐물 배출 시스템이 있습니다.
깊은 잠이 부족하면 신경 염증 유발 물질이
뇌 안에 쌓이게 됩니다.
이 노폐물이 축적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지 기능 저하는 가속됩니다.

만성 스트레스는 여기에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신경 연결망의 재형성을 방해하고,
미세아교세포를 더 공격적으로 만듭니다.

결국 수면, 장, 스트레스 반응 중
어느 하나만 나빠도 뇌에 부담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무너질 때 신경 염증은
훨씬 빠르게 진행됩니다.

그래서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느낌이 드는데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면,
그 결과를 안도의 끝으로 삼지 말고
시작점으로 삼는 것이 맞습니다.

검사 결과 정상, 그래서 지금이 더 중요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지금 이 시점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직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검사 수치가 이상해진 뒤에는
되돌릴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듭니다.

그 전에 뇌가 보내는 주관적인 신호를
제대로 읽어내는 것이 진짜 조기 발견입니다.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느낌,
머리가 자주 안 돌아간다는 느낌,
이런 감각은 꾀병이 아닙니다.
뇌가 먼저 보내는 솔직한 메시지입니다.

그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같은 나이에 전혀 다른 뇌 건강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치매 검사 정상인데 건망증이 심하면 왜인가요?

A. 인지 기능 검사는 손상이 일정 수준 이상 쌓여야 수치에 반영됩니다. 그 이전 단계, 즉 신경 연결망이 서서히 약해지는 시기에도 본인은 건망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 주관적 인지 저하 단계라고 부릅니다.

Q. 주관적 인지 저하가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나요?

A. 모든 경우가 치매로 진행되는 건 아니지만, 주관적 인지 저하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이후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수면 문제, 장 건강 불균형, 만성 스트레스가 함께 있을 때 신경 염증이 가속됩니다.

Q. 건망증에 수면이나 장 건강이 왜 관련되나요?

A. 뇌는 수면 중에만 활성화되는 노폐물 배출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수면의 질이 낮으면 신경 염증 유발 물질이 축적됩니다. 또한 장내 세균의 불균형은 미주신경을 통해 뇌 면역 반응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장 상태가 나쁘면 뇌의 면역 세포도 더 과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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