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가슴이 조여옵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숨이 제대로 안 쉬어지고,
온몸이 떨립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죽는 건가?”
공황발작을 겪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묘사하는 경험입니다.
실제로 심장마비가 온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순간 느끼는 공포는 진짜입니다.
왜 몸은 이런 거짓 경보를 울리는 걸까요?
뇌간에 있는 경보 센터
뇌의 깊숙한 곳, 뇌간이라는 부위에
청색반점이라는 작은 구조가 있습니다.
이 청색반점은 노르에피네프린을 만들어서
온몸에 경계 신호를 보냅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몸을 빠르게 준비시키는
일종의 비상벨입니다.
문제는 이 비상벨이
너무 쉽게 울리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이 청색반점이 평소보다 민감합니다.
별것 아닌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해버립니다.
한 번 발화가 시작되면
노르에피네프린이 폭주하고,
교감신경이 한꺼번에 활성화되면서
온몸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산화탄소에 대한 과민 반응
청색반점을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가
혈액 속 이산화탄소 농도입니다.
숨을 쉬면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아지면
뇌는 “산소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호흡을 빠르게 하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이 감지 시스템이 지나치게 예민합니다.
정상 범위 내의 이산화탄소 변화에도
뇌는 “위험하다”고 오판합니다.
흥미로운 건 과호흡과의 관계입니다.
불안할 때 숨을 빠르고 얕게 쉬면
이산화탄소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산화탄소가 너무 낮아져도
뇌는 불안정한 상태로 인식합니다.
과호흡을 하면 할수록
이상한 신체 감각이 더 심해지고,
이게 또 불안을 키우는 되먹임이 생깁니다.
몸과 마음이 서로를 증폭시킨다
공황발작이 한 번 일어나면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강렬합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가슴이 답답하고,
손발이 저리고,
어지럽습니다.
이 감각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심장마비인가?”
“뇌졸중인가?”
“이대로 죽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
불안은 더 커지고,
불안이 커지면 교감신경이 더 활성화되고,
증상은 더 심해집니다.
몸의 반응과 마음의 해석이
서로를 증폭시키는 구조입니다.
발작이 지나가고 나면
다음 발작에 대한 두려움이 생깁니다.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지?”
이 예기 불안이 일상을 조심스럽게 만들고,
특정 장소나 상황을 피하게 됩니다.
피하면 피할수록
불안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커집니다.
왜 같은 방식으로 계속 재발하는가
공황장애는 단순히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뇌간의 경보 시스템이 민감해져 있고,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한 상태이며,
호흡 패턴이 교란되어 있고,
신체 감각에 대한 해석이 왜곡되어 있습니다.
이것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서로 물려 있습니다.
약으로 급한 불을 끄면
발작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보 시스템의 민감성,
호흡 패턴의 불안정성,
신체 감각에 대한 두려움.
이것들이 그대로라면
약을 끊었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공황발작은 몸이 보내는 거짓 경보입니다.
그 경보가 왜 울리는지,
어떤 연결고리들이 작동하는지 이해하면
발작에 휘둘리는 대신
한 발짝 물러서서 볼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