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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인구한의원 신체화장애 정신건강의학과 약 먹어도 몸 증상이 안 잡히는 이유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정신건강의학과를 꾸준히 다니고,
약도 빠짐없이 복용하는데
몸의 증상은 여전히 그대로인 경우가 있습니다.

통증, 소화 불편, 두근거림, 만성 피로.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몸은 매일 뭔가 아픕니다.

이런 경우를 흔히 신체화장애라고 부릅니다.
정서적 고통이 신체 증상으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상태인데,
문제는 약을 써도 몸 증상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뇌에만 집중한 접근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추 감작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약의 한계

신체화장애에서 자주 쓰이는 약물이 있습니다.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는 계열의 약물인데,
뇌 안에서 감정 조절과 통증 역치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이 약물이 효과를 내는 원리는 명확합니다.
뇌의 통증 처리 중추를 안정시켜
과도한 신호 증폭을 줄이는 것
이죠.

그런데 신체화장애에서 문제가 되는 건
중추 감작만이 아닙니다.
중추 감작은 뇌와 척수 수준에서
통증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증폭되는 현상인데,
이것만 줄인다고 해서 몸 전체가 조용해지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호는 뇌에서만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몸의 장기, 혈관, 근육에 분포한 자율신경 말단에서도
끊임없이 신호가 올라옵니다.

이 말초에서 올라오는 신호가 계속 과활성 상태라면,
약이 중추를 아무리 안정시켜도
입력 자체가 멈추지 않는 겁니다.

마치 스피커 볼륨을 낮춰놓아도
마이크에 소리가 계속 들어오는 것과 같습니다.

자율신경 말초 조율이 빠지면 생기는 일

자율신경은 두 가지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교감신경은 각성과 긴장을,
부교감신경은 이완과 회복을 담당합니다.

신체화장애가 오래된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패턴이 있습니다.
교감신경이 만성적으로 항진된 상태에서
부교감 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구조
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장 운동이 불규칙해지고,
심박이 쉽게 올라가며,
근육이 긴장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시 뇌로 신호를 보냅니다.

즉, 말초에서의 과활성이
중추의 감작을 계속 유지시키는 구조가 됩니다.
약이 중추를 눌러도,
말초에서 올라오는 자극이 끊기지 않으면
감작 상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장 신경계가 독립적으로 신호를 생성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장에는 독자적인 신경망이 있고,
이 신경망은 중추와 양방향으로 소통합니다.
소화기 증상이 신체화장애에서 유독 자주 나타나는 것은
이 경로가 과민 상태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뇌만 보는 접근은 절반의 지도로 길을 찾는 것과 비슷합니다.
나머지 절반, 즉 말초 자율신경의 상태를 함께 보지 않으면
몸 증상이 왜 지속되는지 설명이 안 됩니다.

몸 증상이 남아 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약을 먹어도 몸이 안 잡힌다고 해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닙니다.
중추 안정화는 분명히 필요한 과정입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신체 증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데는
말초 자율신경 조율이라는 빠진 퍼즐 조각이 있다는 뜻
입니다.

몸에서 올라오는 신호를 줄이는 것,
교감-부교감 균형을 말초 수준에서 회복시키는 것,
이 부분이 함께 다뤄지지 않으면
증상은 구조적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체화장애를 오래 앓은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은 좀 나아진 것 같은데, 몸은 왜 이러는 걸까요.”
그 질문의 답은 뇌 바깥에 있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체화장애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약이 잘 안 듣는 이유는 뭔가요?

A. 세로토닌 조절 계열 약물은 뇌 중추의 감작을 줄이는 데 집중합니다. 그러나 말초 자율신경에서 올라오는 과도한 신호 자체가 줄어들지 않으면, 중추를 안정시켜도 몸 증상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Q. 자율신경과 신체화장애는 어떤 관계인가요?

A.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교감신경이 지속적으로 항진되고 부교감 회복 기능이 약해집니다. 이 불균형이 장, 심장, 근육 등 전신에 영향을 미쳐 통증, 소화 불편, 두근거림 같은 신체 증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Q. 신체화장애 증상 중 소화기 증상이 유독 많은 이유가 있나요?

A. 장에는 독자적인 신경망이 존재하며 뇌와 양방향으로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자율신경이 과민 상태에 놓이면 이 경로가 먼저 반응하기 때문에, 신체화장애에서 소화기 증상이 특히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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