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산제를 먹는 동안에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약을 끊으면
며칠 안에 목 이물감이 다시 돌아옵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결국 약을 끊을 수가 없게 됩니다.
문제는 위산이 아닙니다.
위산을 아무리 줄여도
그걸 막아야 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약을 끊는 순간 다시 새어나오게 됩니다.
제산제가 하는 일과 하지 못하는 일
위와 식도 사이에는
괄약근이라는 문이 있습니다.
이 근육이 조여져야 위산이 위에 머물고,
느슨해지면 역류가 일어납니다.
제산제는 위산 분비를 억제합니다.
위산이 줄어드니 역류해도 자극이 덜하고,
증상이 완화되는 겁니다.
그런데 괄약근 자체는
여전히 느슨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약을 먹는 동안 증상이 없었던 건
문이 고쳐져서가 아닙니다.
새어나오는 내용물이
덜 자극적이었을 뿐입니다.
약을 끊으면
위산 분비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괄약근은 약해진 그대로입니다.
결국 다시 역류가 시작되고,
목 이물감이 돌아옵니다.
괄약근이 약해지는 데는 여러 요소가 얽혀 있습니다
하부식도괄약근은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횡격막이 이 괄약근을 감싸고 있어서,
횡격막의 긴장도가 괄약근 기능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복압도 중요합니다.
배에 지방이 많거나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이 있으면,
위가 눌리면서 괄약근에 압력이 가해집니다.
자율신경도 관여합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지면
괄약근이 적절한 타이밍에 조이고 이완하는
리듬을 잃어버립니다.
제산제는 이 요소들 중
어느 것도 건드리지 않습니다.
위산만 줄이기 때문입니다.
왜 목 이물감이 먼저, 그리고 더 자주 나타날까요
역류성 식도염 하면
가슴 쓰림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목 이물감, 마른 기침,
쉰 목소리로 고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인후두는 식도보다 위산에 훨씬 민감합니다.
식도는 어느 정도 방어 기전이 있지만,
목구멍과 후두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적은 양의 역류로도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식도 증상은 없는데
목 증상만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제산제를 끊으면,
가슴보다 목에서 먼저 반응이 옵니다.
반복되는 자극은 점막을 과민하게 만듭니다.
한 번 예민해진 인후두는
작은 역류에도 강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약을 끊어도 괜찮으려면
제산제 의존에서 벗어나려면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위산을 얼마나 줄일까가 아니라,
괄약근이 왜 닫히지 않는가입니다.
횡격막이 경직되어 있다면
그 긴장이 풀려야 합니다.
복압이 높다면 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자율신경 리듬이 깨져 있다면 되돌려야 합니다.
이것들이 정상화되어야
괄약근이 본래 기능을 회복합니다.
제산제를 오래 먹어왔다면
갑자기 끊으면 반동성 과분비가 생깁니다.
천천히 줄이면서 동시에
괄약근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위산을 줄이는 것과
문을 고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약이 증상을 덮는 동안
문은 계속 열려 있었습니다.
그 문을 닫을 수 있어야
비로소 약 없이도 버틸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