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이 진행되면서 소화가 안 되고
변비가 심해졌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것을 운동 부족 탓으로 여기거나,
약의 부작용 정도로 넘기곤 하는데요.
사실 이 소화 문제는 우연히 생긴 부수적인 불편함이 아닙니다.
장과 뇌 사이에는 아주 촘촘한 신경 연결망이 있고,
파킨슨병의 핵심 병리 과정이
그 연결망 안에서 시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킨슨병의 병리는 뇌보다 장에서 먼저 시작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을 이야기할 때 흔히 손떨림, 보행 이상,
근육 경직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 운동 증상들이 나타나기 훨씬 전,
이미 수년에서 수십 년 전부터
장 안에서 변화가 시작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핵심 병리물질로 꼽히는 것이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입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뇌 신경세포 안에 존재하며
신경전달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치고 접히면서
독성을 띠게 되는 것이 파킨슨병의 본질적인 병리입니다.
그런데 이 비정상 알파시누클레인의 축적이
뇌에서 먼저 시작되는 게 아니라,
장의 신경층에서 먼저 발생한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장 안에는 뇌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방대한 신경망이 있는데,
이 장신경계에서 단백질 이상 침착이 시작되고
이것이 미주신경을 타고 뇌 쪽으로 올라간다는
이른바 ‘장-뇌 전파 가설’이 주목받고 있는 겁니다.
즉 변비와 소화 장애는 파킨슨병의 전구 증상일 수 있습니다.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오래전부터
장신경계에 이미 문제가 생겨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죠.
장과 뇌는 하나의 신경 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장에는 약 5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습니다.
이 숫자는 척수 전체에 있는 신경세포 수와 맞먹는 수준으로,
그래서 장신경계를 ‘제2의 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장신경계와 뇌는 미주신경이라는 고속도로로
양방향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이 신경 축은
소화 운동, 장 면역 반응, 감정 조절, 스트레스 반응까지
폭넓게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파킨슨병처럼 이 신경 축 자체에 병리가 생기면
장의 운동 기능이 근본적으로 떨어집니다.
파킨슨 환자에게 나타나는 변비는
단순히 장이 게으른 것이 아닙니다.
장 근육층 사이에 있는 신경총이 손상되면서
장 자체가 정상적인 연동 운동을 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이 연동 운동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장신경계가 알아서 조율하는 자율 과정인데
그 자율 시스템 자체가 망가지는 거죠.
소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물이 넘어가는 속도,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동하는 속도 모두
신경 조절을 받는데,
파킨슨병에서는 이 전 과정이 느려집니다.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물면서 더부룩함, 구역감,
조기 포만감이 생기게 되죠.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장내 환경 변화가 다시 뇌에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장 점막에 사는 세균들이 만들어내는 물질이
미주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되면서
신경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소화가 안 되고 변비가 심해지면
장내 환경이 나빠지고,
그게 다시 뇌신경 축에 부담을 더하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파킨슨병에서 소화 문제를
단순한 부작용으로 보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장신경계의 손상이 파킨슨 병리의 출발점일 수 있고,
장-뇌 신경 축의 이상이 증상을 서로 연결하고 있으며,
장내 환경 변화가 다시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하나의 연결된 흐름 안에 있는 겁니다.
소화 증상을 따로 보지 않아야 하는 이유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분이
소화가 안 되고 변비가 심하다면,
그것은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장신경계는 단순히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라,
뇌와 함께 신경계의 한 축을 이루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파킨슨병의 병리가 장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관점은,
소화 증상을 단순히 불편함으로 넘길 수 없게 만듭니다.
뇌 증상에만 집중하면서 장을 방치하면,
장에서 올라오는 신호들이
계속해서 신경계에 부담을 더하게 됩니다.
몸 안에서 장과 뇌는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같은 신경 축을 공유하고, 서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하나의 시스템입니다.
파킨슨병을 뇌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 시각,
그것이 이 질환을 이해하는 더 정확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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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파킨슨병 환자에게 변비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파킨슨병의 병리물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이 장의 신경층에 쌓이면서 장 자체의 운동 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장근육 사이의 신경망이 손상되면 의식과 무관하게 작동해야 할 연동 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변비가 생기게 됩니다.
Q. 파킨슨병에서 소화불량이 오래가면 뇌에도 영향을 주나요?
A.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장 안의 세균들이 만들어내는 물질이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 신경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소화 문제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장-뇌 신경 축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입니다.
Q.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장 문제가 먼저 생길 수 있나요?
A. 네, 실제로 손떨림이나 보행 이상 같은 운동 증상보다 수년 앞서 변비와 소화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파킨슨병의 병리가 뇌보다 장신경계에서 먼저 시작될 수 있다는 ‘장-뇌 전파 가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