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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면 부족 잠을 줄여서 공부하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는요

변성범 원장
변성범 원장
한의학박사 · 한방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원장 소개 →

입시를 앞두면 잠을 줄이는 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4당5락이라는 말이 아직도 돌아다닐 정도니까요.

그런데 실제로는 잠을 줄일수록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머릿속에 남는 것이 적어집니다.
더 오래 책상에 앉아있는데, 왜 오히려 기억이 안 되는 걸까요.

이 질문에는 생각보다 명확한 답이 있습니다.
잠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그날 배운 것을 뇌가 처리하고 저장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수면이 단순히 피로를 푸는 시간이 아니라는 건
이제 꽤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수험생이 잠을 희생하는 이유는
눈앞에 보이는 공부 시간이 더 직관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잠자는 동안 뇌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낮에 공부하면서 뇌에 들어온 정보는
처음에는 해마라는 부위에 임시로 저장됩니다.
해마는 일종의 임시 저장소인 셈인데,
이곳의 용량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려면 반드시 잠이 필요합니다.

수면 중에는 해마에 임시로 쌓인 기억들이
대뇌 피질로 옮겨가며 단단하게 굳어지는 과정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을 기억 공고화라고 합니다.
특히 깊은 수면 단계에서 이 전달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죠.

잠을 4~5시간으로 줄이면
이 기억 공고화 과정이 중간에 끊기게 됩니다.
해마에 저장된 내용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지 못한 채
다음 날 새로운 정보가 또 들어오는 겁니다.

그러면 어제 공부한 것도 오늘 공부한 것도 모두 흐릿하게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면이 부족한 날 전날 공부한 내용이
유독 잘 기억나지 않는 느낌, 낯설지 않을 겁니다.
그게 단순히 집중을 못 한 게 아니라
뇌의 기억 저장 과정 자체가 불완전하게 끝났기 때문입니다.

판단하고 계획하는 능력도 함께 흔들립니다

기억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이마 뒤쪽에 있는 전전두엽의 기능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전전두엽은 계획을 세우고,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고,
충동적인 선택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수능처럼 복잡한 추론과 선택이 필요한 시험에서
이 영역의 상태가 결과를 크게 좌우하게 됩니다.

7시간 수면 집단과 5시간 수면 집단을 비교했을 때, 논리적 판단과 작업 기억 수행 능력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들이 일관되게 보고됩니다.

흥미로운 건,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인지 기능이 저하됐다는 것을
본인이 잘 느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피곤함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자신이 멀쩡하다고 착각하게 되죠.

전전두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공부 계획을 세워도 실행이 어렵고,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틀리는 패턴이 잘 교정되지 않습니다.
시험장에서 시간 배분이 무너지는 것도
이 영역의 기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수면 부족은 공부 시간을 늘려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부의 질과 기억의 효율을 동시에 깎아내립니다.

잠을 줄이면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은 늘지만
그 시간 동안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과 질,
그리고 그것을 처리하는 능력이 모두 떨어집니다.
결국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더 적은 결과물이 남는 구조가 됩니다.

덜 자면서 더 잘하려는 시도의 역설

수험생에게 잠은 낭비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뇌의 입장에서 보면
잠은 공부한 내용을 완성하는 시간입니다.

낮 동안 입력한 것을
밤사이 뇌가 정리하고 저장하고 연결해야
비로소 진짜 내 지식이 됩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다음 날 또 입력만 반복하면
뇌는 쌓이지 않는 모래성을 계속 쌓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됩니다.

충분한 수면은 그날 공부한 내용을 비로소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할 때
공부 시간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그것을 처리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생각해보는 것,
그게 수험생에게 가장 현실적인 전략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면 부족이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잠자는 동안 해마에 임시 저장된 기억이 대뇌 피질로 이동하며 장기 기억으로 굳어지는데, 수면이 줄면 이 과정이 중단됩니다. 그 결과 낮에 공부한 내용이 다음 날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Q. 고3 수험생에게 적정 수면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A. 청소년기는 성인보다 더 많은 수면이 필요한 시기로, 일반적으로 7시간에서 9시간이 권장됩니다.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으로 줄어들면 기억 공고화와 판단 기능이 모두 떨어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Q. 잠이 부족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본인이 잘 모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수면이 부족한 상태가 며칠 이상 지속되면 뇌가 그 상태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피로감 자체를 둔하게 느끼게 됩니다. 본인은 멀쩡하다고 느끼더라도 실제 논리적 판단력과 작업 수행 능력은 이미 저하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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