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양은 20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몸이 달라지는 걸 느끼는 시점이 있습니다.
그 시점이 대부분 30대입니다.
이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몸의 대사 구조 자체가 바뀌기 시작하는 겁니다.
왜 30대부터 같은 생활을 해도 살이 찌는지, 그 기전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기초대사량은 왜 30대부터 줄어드나
기초대사량이란 아무것도 안 해도 몸이 쓰는 에너지입니다.
숨 쉬고, 체온 유지하고, 장기가 움직이는 데 쓰이는 에너지죠.
이 기초대사량의 약 70%는 근육이 결정합니다.
그런데 30대부터 근육량이 자연스럽게 줄기 시작합니다. 특별한 병이 아니라, 노화의 일부로요. 10년마다 3~8%씩 감소하는 게 평균적인 수치입니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량이 줄고, 기초대사량이 줄면 같은 음식도 남습니다.
이 남은 에너지가 지방으로 쌓이는 겁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방이 늘면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집니다.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지면 세포가 포도당을 잘 못 받아들이고, 혈당이 높은 상태가 길어집니다. 높은 혈당은 더 많은 인슐린을 요구하고, 과잉 인슐린은 지방 분해를 억제합니다.
몸이 지방을 태우기 어려운 쪽으로 굳어지는 겁니다.
—
호르몬 감소가 이 구조를 더 단단하게 고정시킨다
30대부터 근육량이 줄고 대사가 낮아지는 데는 호르몬 변화도 함께 작용합니다.
성장호르몬은 20대 중반을 기점으로 서서히 줄기 시작합니다. 이 호르몬은 지방을 분해하고 근육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근육 합성 효율도 낮아집니다. 같은 운동을 해도 근육이 덜 생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호르몬이 줄면 근육이 줄고, 근육이 줄면 대사가 낮아집니다.
여기에 30대는 만성 스트레스 노출이 많습니다. 코르티솔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복부 지방 축적이 선택적으로 증가합니다. 복부 지방은 다른 부위 지방과 달리 염증 물질을 더 많이 분비하고, 이 염증이 인슐린 저항을 심화시킵니다.
수면이 줄어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수면 부족은 식욕 조절 호르몬의 균형을 무너뜨려 탄수화물과 고지방 음식에 대한 욕구를 높입니다.
결국 스트레스와 수면 감소는 호르몬 환경을 악화시키고, 악화된 호르몬 환경은 대사를 더 낮춥니다.
—
단순히 덜 먹는 전략이 오히려 대사를 더 낮추는 이유
30대에 살이 찌기 시작하면 많은 분들이 식사량을 확 줄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체중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은 이걸 기아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기아 상태로 인식하면 몸은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기초대사량을 낮춥니다. 그리고 에너지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근육을 분해합니다.
체중은 줄었지만 근육이 빠진 겁니다. 그러면 기초대사량은 더 낮아집니다.
식사를 다시 정상으로 돌리면 낮아진 대사 상태로 음식을 받아들이니 이전보다 더 빠르게 살이 찝니다. 이른바 요요입니다.
유산소 운동만 늘리는 경우도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열량 소모에는 도움이 되지만, 근육량을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근육량이 늘지 않으면 기초대사량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 수 있습니다.
대사를 높이려면 근육을 유지하거나 늘려야 합니다. 근육이 줄어드는 30대에 대사를 지키려면, 근육을 줄이지 않는 방향이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
30대 대사 저하, 무엇을 먼저 봐야 하나
살이 찌기 시작하는 30대의 문제는 체중 숫자가 아닙니다.
근육과 지방의 비율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인슐린 감수성은 유지되고 있는지, 호르몬 환경은 어떤 상태인지가 실제 문제입니다.
체중만 줄이는 접근은 이 중 어느 것도 직접 해결하지 못합니다.
30대의 대사 저하는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근육 감소, 호르몬 변화, 인슐린 저항, 염증, 수면과 스트레스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한 부분이 흔들리면 나머지가 따라 흔들립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30대 이후 대사를 지키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